정무위서도 ‘대장동 공방’…“누구에게 로비” VS “부실수사”
[2021 국감] 증인 하나 없이 대장동 자금구조 논쟁한 정무위
야 “거액 대출 떼먹은 사람들이 수천억 부당이득…로비 결과”
여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가 화천대유 빌미 제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국감’이 진행된 가운데 정무위원회(정무위)에서도 관련 내용을 놓고 여·야가 부딪혔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정책금융기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질의에 앞서 대장동 관련 증인 채택이 불발된 것에서부터 문제를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장동 비리의 금융 구조에 관해 정무위에서 다룰 수 있는데도 일반 증인이 채택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이다. 이번 국감은 ‘물 국감’이 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희곤 의원 역시 “이번 국감에서 각 상임위에서 대장동 (관련 증인이) 한명도 채택되지 않았고, 나중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한 명 정도 얘기가 됐는데 한 50명 중 49번째 되는 증인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여당이) 대장동 관련 증인을 한 명도 받아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이 사달이 났다”고 지적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업의 핵심 관계자인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이 자문단으로 참여한 대장동 민간개발 시행업체 씨세븐과 관련해 김태현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에게 질의했다. 2009년 당시 씨세븐은 부산저축은행 등 11개 저축은행에서 빌린 거액의 자금으로 대장동 개발부지 내 토지의 32%를 선점해 민간개발을 추진했으나 성남시가 씨세븐의 사업제안을 거절해 좌초된 바 있다. 씨세븐은 2009년 대출금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상태로, 부산저축은행 등에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2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2009년 대장동 1차 개발이 그냥 하다가 실패한 게 아니라 횡령·뇌물·비리가 섞여 좌초했는데 그 핵심 관계자가 또다시 민관 공동개발 이름으로 수천억원 부당이득을 벌었다”며 “예보가 왜 그 돈을 못 받아냈나”라고 질타했다.
이어 “(대장동 사업은) 말이 민·관 공동개발이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면서 “그때 돈 떼먹은 사람들이 제대로 돈은 갚지도 않고 이익은 다 가져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누구에게 로비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장동 개발 초기에 사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을 빌리고 상환하지 않았는데도 폭리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로비의 결과’라며 이재명 경기지사 측을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씨세븐이 종친회 땅을 담보로 빌려서 쓰고 최근 성남의뜰이 46억원을 대신 갚아줬다”며 “종친회라는 조직이 받아내는 돈을 예보는 왜 받아내지 못하느냐”고 꼬집었다.
여당은 대장동 개발 초기 비리에 대한 부실 수사가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언급했다. 2011년 윤 전 총장이 대검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현 사태가 발생했다는 취지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욱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 초기에) 무려 18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검찰은 대출을 알선한 조 모 씨를 참고인으로만 조사하고 혐의를 입증하지 않았다”며 “2011년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이 남욱 등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오늘과 같은 화천대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예보 사장은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1800억원 대출이 부실화한 이후 예보가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조사를 해서 검찰에 넘겼고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며 “검찰의 판단과 불기소 처분이 과연 적절했는지 다시 조사해보고, 남욱 변호사, 정영학 등의 재산을 조사한다든지 부실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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