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향해 일어선 ‘누리호’…세계 7번째 독자 기술 우주발사체
21일 발사 앞두고 기립
내일 오후 4시 발사 유력
독자기술 보유 미‧중‧러 등 6개국 불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본격적으로 발사 준비에 돌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오전 7시 20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를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어 발사대로 옮기는 이송 작업을 시작해 오전 8시 45분에 이송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오전 11시 30분 발사대에 세워져 고정하는 작업을 마무리 했다.
누리호는 순수하게 우리 기술로 만든 첫 번째 발사체다. 2010년 3월 개발을 시작한 누리호는 우리나라 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누리호는 75t급 추진력을 지닌 엔진 4기를 한데 묶은 1단 로켓, 같은 엔진 1기를 장착한 2단 로켓, 추진력 7t급 엔진을 단 3단 로켓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는 인공위성을 독자 기술로 만들고 있지만, 이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 개발은 해외 기술에 의존해왔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는 독자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한 7개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발사에 앞서 누리호는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조립을 끝내고 20일 오전 7시 무진동 트랜스포터(Transporter)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제2 발사대로 옮겨졌다.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의 거리는 약 1.8㎞, 이 거리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다. 안전을 위해 시속 1.5㎞의 속도로 이송했다.
이후 누리호는 발사체를 발사 패드 위에 수직으로 세우는 장치인 이렉터(erector)의 도움을 받아 수직으로 세워졌다. 연료 등을 동체에 넣는 발사대 시설(엄빌리칼 타워)은 이날 오후에 연결할 예정이다.
연료와 산화제는 발사 당일인 21일에 주입하게 된다. 발사 직전까지 추가 점검을 마치면 누리호는 발사 10분 전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21일 오후 4시에 누리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확한 시간은 발사 1시간 30분 전에 확정된다. 다만 발사가 여의치 않으면 발사 예비 기간인 22~28일 다시 시도한다. 발사에선 실제 실용위성과 중량‧크기가 같은 위성 모사체를 고도 700㎞에 투입할 계획이다.
누리호는 발사 후 약 16분 안에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발사 2분 7초 뒤 고도 59㎞에서 1단 엔진이 분리된다. 다음으로 3분 53초 만인 고도 191㎞에선 위성 모사체를 덮고 있는 페어링(위성 덮개)을 분리한다. 4분 34초 뒤에는 2단 엔진의 연소 완료 및 분리가 이뤄진다. 16분 7초 시점에는 고도 700㎞에서 3단 엔진이 분리된다. 이후 위성 모사체를 초속 7.5㎞ 속도로 궤도에 안착시키면 성공하게 된다.
발사체 독자 개발 힘겨운 여정
항우연은 1993년 6월과 9월 KSR-I를 두 차례 발사하고 1998년 6월에는 KSR-II(2단형 고체엔진 과학로켓)을, 2002년 11월에는 KSR-III를 발사했다. 2009년 6월에는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가 준공됐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우리 땅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쏘아 올린 첫 발사체는 ‘나로호’였다. 나로호는 100㎏급 소형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우주로 날아올랐다. 다만 러시아가 1단 로켓과 관련 장비 설계‧개발을 담당해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게 아니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마저도 3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다. 2009년 8월 1차 발사에서는 이륙 216초 후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았다. 2010년 6월 2차 발사에서는 이륙 약 137.3초 후 폭발했다. 이후 2013년 1월 30일 3차 발사에서 성공 소식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는 누리호 개발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1t이 넘는 실용급 위성을 독자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번째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능력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5개국과 유럽뿐이다. 유럽 주요국의 경우 유럽 우주국 ESA의 아리안 로켓을 이용사용하고 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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