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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자금 논란에 강영권 대표 "정상적인 대출 신청"

"인수·운영 자금 8100억원 마련, 유상증자로 안 되면 지분 팔 것"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사진 에디슨모터스]
법원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승인하면서 이르면 11월 말에 본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의 절반 정도를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으로부터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인수 자금의 절반에 대한 대출을 요청하는 것은 남의 돈으로 장사하겠다는 것”이라는 다소 원색적인 비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강영권 대표는 “건전 자산을 담보로 활용한 정상적인 대출 신청”이라고 반박했다. 
 

강영권 “인수‧운영 자금 통해 건전 자산 만들어 대출 요청”

 
강영권 대표는 25일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인수‧운영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 자산을 건전 자산으로 만든 뒤, 이후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산은에 대출을 요청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인수 자금 3100억원, 운영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하는데 있어 우리 회사(에디슨모터스) 유상증자로 안 되면 지분을 팔아서라도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자금 조달을 통해 쌍용차 자산을 건전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산은이 (대출을) 안 해주면 시중은행, 외국계은행을 통하면 되지만, 담보 대출이니까 (산은 대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력 구조조정 없이 쌍용차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쌍용차 채권단 요구에 의해서 구조조정 잘 돼 있는데 흑자를 내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강 대표는 “현재 생산직 50%, 관리직 30%가 무급휴직 중인데, 상반기에만 1770억원 적자”라며 “차를 많이 팔아서 쌍용차를 회생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든 이 회사를 연간 20~30만대, 시설 보완을 하면 50만대 생산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그래도 인력 여유가 있으면,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해서 미국, 유럽, 인도에 기술진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779억원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계획 논란의 발단은 지난 22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였다. 당시 강 대표는 쌍용차 인수 자금 조달 계획과 관련해 산은에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산은이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쌍용차 인수에 1조4800억~1조62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키스톤, KCGI 등이 1차 유상증자를 통해 3100억원을 조달하고, 이후 2차 유상증자 등으로 4900억~5300억원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부족한 인수 자금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등의 자산을 담보로 산은에 7000억~8000억원을 대출 받겠다고 했다.  
 
이에 산은은 즉시 해명자료를 내고 “쌍용차는 현재 법원 및 회사 주관 하에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이 진행 중으로 현재까지 법원, 회사 또는 에디슨모터스로부터 어떠한 자금 지원 요청도 받은 바 없다”며 “산은의 자금 지원은 국민의 부담으로 조성되는 만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의 내용과 수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충분한 입증과 검토를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디슨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선 산은이 ‘부적절’, ‘일방적 주장’ 등의 다소 수위가 높은 표현으로 해명자료를 낸 것을 두고 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뉴스]

쌍용차 인수 9부 능선 넘었지만…회생 의구심 ‘여전’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측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10월 말에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1월 초에 약 2주간 정밀실시를 진행할 전망이다. 예정대로 인수 절차가 진행되면, 양측의 본 계약 체결 시점은 11월 말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자동차업계에선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안팎에선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회생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분위기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인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과 자본 등을 고려할 때 쌍용차 인수 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쌍용차를 전기차 회사로 전환한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현재 쌍용차와 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쌍용차가 전기차 회사로 자리 매김하려면 4조~5조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48억원, 유동자산(1년 내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은 524억원 수준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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