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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DNA 벗는다”…신동빈표 ‘뉴롯데 2막’ 모습은 [신격호 100주년③]

창업주가 맨 손으로 일궈낸 ‘롯데왕국’, 새 먹거리는
유통·호텔·식품 분야 성과 부진…핵심은 화학 키우고, 롯데호텔 IPO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우)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앙포토]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 탄생 100주년을 맞은 11월 3일. 롯데그룹은 이제 신 명예회장 100주기와 함께 새로운 롯데를 시작한다. 과거 롯데가 내수 생산재 중심의 유통기업으로 각인됐다면 이제는 화학과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뉴롯데 2막’을 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창업주의 도전‧열정 DNA…‘뉴롯데’ 초석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전 신격호 기념관 개관식’에서 창업주 정신을 기리며 ‘뉴롯데’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격호 명예회장님께서는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우리 국민이 잘 살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롯데는 더 많은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가는 길에, 명예회장님께서 몸소 실천하신 도전과 열정의 DNA는 더없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명예회장님의 정신을 깊이 새기면서, 모두의 의지를 모아 미래의 롯데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 롯데에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 명예회장이 맨손으로 일궈 ‘재계 5위 롯데왕국’을 건설했지만 롯데는 지난 10년간 각종 풍파를 겪으면서 부진한 성장을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태와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까지 이어진 연이은 외부 악재들을 대응하고 수습하느라 정작 기업 혁신이 더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 인해 그룹 대표 사업인 유통과 호텔, 식품 분야 등의 성과가 부진했다.  
 
업계에선 ‘신격호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체질개선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이미 여러 변화가 시도됐다. 우선 그룹 싱크탱그격인 롯데지주는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을 신설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산하에 만들어진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이 그것. 롯데지주는 이들을 통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외부 인재도 적극 영입했다. 헬스케어팀을 이끄는 우웅조 상무는 LG전자, SK텔레콤 등을 거친 인재고 바이오팀장인 이원직 상무는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거친 ‘삼성 DNA’ 소유자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올해 이베이코리아, 한샘 등 인수전에 적극 참여하면서 공격적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신세계 품에 안겼지만 홈인테리어업계 1위 한샘 지분 인수 투자에 성공하면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중이다.  
 

화학이 사업 중심축…IPO 숙원도 이뤄낼까   

사업의 중심축은 그동안 롯데가 강조해 온 ‘화학’이 쥘 전망이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점 찍고, 관련 사업에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친환경 성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그때까지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해 3조원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율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호텔롯데 전경. [중앙포토]
 
‘뉴롯데’의 진짜 시작은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진입으로 호텔 업황 실적이 개선되면서 무기한 연기돼 있던 호텔롯데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는 신 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다만 상장을 위해선 실적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IB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크면 IPO를 추진해봐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면서 “당분간 호텔롯데가 실적 쌓기에 집중하면서 상장 타이밍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역시 호텔롯데의 빠른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버지가 일궈놓은 ‘롯데’와는 다른 ‘뉴롯데’를 위한 첫 단추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일 것”이라면서도 “신 회장 스스로도 꾸준한 신사업 발굴을 통한 새로운 롯데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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