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드디어 꼭지?…마포·서대문·은평에선 팔려는 사람 더 많아
규제 영향에 매매 수급지수 하락…마포·서대문은 매도 > 매수
건설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안정, 전세가는 크게 오를 것”
“매수·매도자간 눈치게임 치열할 것” 시장 전망도
11월 초 들어 한국부동산원 등 주요기관 주택 통계가 소폭 하락세를 그리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일명 ‘꼭지설’이 나돌고 있다. 대출규제 등 정부 부동산정책과 그동안의 상승 피로감이 겹쳐 주택 가격이 고점을 지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시적인 조정이 온 것뿐이라는 평과 함께, 내년에도 전세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불안요소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3주 연속 0.10%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11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통계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0.16%올랐으나 11월 1주 들어 0.15% 오르며 상승률이 소폭 줄었다. 경기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4주 연속 하락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매 수급지수다. 한국부동산원 매매 수급지수는 인터넷 매물과 공인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수급)’을 수치로 구현한 것이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수가 적으면 매매시장에서 공급이 더 많으며, 100보다 크면(최대 200)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지난 1일 조사에서 전주보다 0.2포인트 낮아진 100.7로 나타나며 8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30~40대에게 인기가 높았던 일명 ‘직주근접’ 지역이 주춤했다. 마포·서대문·은평 등 서울 서북권 매매수급지수는 99.8을 기록하며 100이하로 떨어졌다. 해당지역에서는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보다 팔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종로구·용산구 등 도심권과 영등포·양천·구로·동작구 등 서남권에선 지난주보다 매매 수급지수가 떨어졌다.
그동안 해당지역 집값이 워낙 오른 데다 최근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한때 ‘패닉바잉’에 나섰던 젊은 실수요자들이 대기수요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시중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면서 “거래가 줄면서 상승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가격 안정이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생기는 단기 조정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다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매매가격은 안정화되더라도 전세는 이사철이 돌아올 때마다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 10% 상승한 데 비해 내년엔 2% 정도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세가는 올해만큼 큰 폭으로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2020년 시행된 ‘임대차3법(전세계약갱신청구원·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중 계약갱신청구권 계약이 만료된 가구들이 다시 임대차 시장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도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 등 거시경제 상황이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기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매수·매도자간 눈치게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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