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 직격탄 맞은 '청년', 경제적 고통 최고…3040의 2배
개인사업자 폐업률도 청년만 늘어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2017년 이후 계속 1위
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에 주목 “99.9% 회복”
취업난과 실업률 상승으로 청년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2.2를 기록했다.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에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하는 등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산출한다. 한경연에 따르면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청년층(15∼29세)이 27.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대는 18.8, 50대 14, 30대는 13.6이었다. 40대가 11.5를 기록하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고통지수가 20을 넘은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했다. 연령대별로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청년층이 30~40대보다 2배 더 많은 셈이다.
청년층이 경제적 고통을 가장 크게 느낀 원인 중 하나는 고용 한파다. 취업은 쉽지 않고, 어렵게 직장을 갖더라도 높은 실업률에 떨어야 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25.4% 수준이었다. 30대는 11.7%, 40대는 9.8%로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의 절반을 밑돌았다.
창업을 선택한 청년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0년 기준 20.1%로 전체 평균(12.3%)을 크게 웃돌았다. 2015년(19.8%)보다 0.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다른 모든 연령대 개인 사업자의 폐업률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는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자산대비 부채 비율은 2020년 기준 32.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2015년에는 16.8%로 60세 이상(13.4%)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전된 것은 2017년이다. 청년층은 이때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4.2%로 1위를 차지한 이후 매년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연은 청년층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층 부채는 2015년 기준 1491만 원에서 2020년 3479만 원으로 연평균 18.5% 증가하는 동안. 자산은 8864만 원에서 1억720만 원으로 연평균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의 경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빠르게 자산이 불어나면서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 체감 못 하는 정부, 홍남기 “취업자 수 99.9% 회복”
실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취업자 수는 2747만2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양’이 아닌 고용의 ‘질’을 따져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20년 2월(계절 조정)과 지난해 기준으로 연령대별 취업자를 비교하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33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는 30~40대 취업자는 감소했다. 30대는 26만9000명, 40대는 15만8000명 줄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2000명 감소했다. 정부가 세금을 풀어 만든 일자리 사업(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26만9000명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취업난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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