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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울고 웃는 韓 경제…중간재도 위험하다

의존도 탈피 어제 오늘 얘기 아닌데…해법은 ‘요원’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이른바 ‘요소수 대란’ 이후 중국에 대한 과도한 수출입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 604개 품목에서 전략적 취약성이 발견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이 무역 적자이면서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이 604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과 인접하면서도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시장을 보유한 중국을 대신할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기업들은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 외에 국가에 대한 수출 확대에 공감하지만, 현재로선 수요와 수익성을 감안하면 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연구원이 18일 발표한 ‘한국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 및 파급경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이 무역 적자이면서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관심 품목은 요소,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을 포함해 총 1088개(전체 5300여개로 구성된 6자리 HS 코드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품목 수(5300개)의 5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중국산 중간재 관심 품목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중국산 관심 품목은 2007년 965개에서 지난해 1088개로 소폭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중간재 관심 품목은 488개에서 604개로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중국산 중간재 품목에 대한 취약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저자인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공급망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면서도 “모든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선 가장 취약한 품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품목의 성격과 연계된 산업에 따라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中 의존도 개선 쉽지 않은 이유  

 
중국산 관심 품목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 석유화학이다. 그러나 석유화학업계에선 “잘 팔리고 수익성이 좋은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은 일종의 ‘권역 비즈니스’로, 아시아 권역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에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하면 물류비 등 때문에 가격 경쟁이 어려운 구조”라며 “아시아 권역 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동남아, 인도 정도인데, 현재 시작 단계인 이들 시장의 수요로 중국을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진단했다.  
 
물론 석유화학기업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60%에서 현재 40% 수준으로, 중국 수출 의존도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공급망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현재 중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는 고사할 것”이라며 “중국과 교섭 경로를 열어 놓고 국제 공조로 중국의 변화를 유도하는 등의 외교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선 다변화 노력과 함께 장기적으로 공급망 재구축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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