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중국 1위 제약사에 '조용히' 항생제 기술수출
양쯔강약업그룹에 그람음성균 항생제 기술 수출… 별도 공시‧홍보 없어
동아에스티(동아ST)가 지난 8월 중국 1위 제약회사인 양쯔강약업그룹(Yangtze River Pharmaceutical Group)에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4일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8월 양쯔강약업그룹에 ‘그람음성균 항생제’ 파이프라인인 DA-7310을 기술 수출했다. 해당 기술 수출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에 대한 개발 및 판권 등을 넘기는 계약으로 파악된다.
그람음성균 항생제는 그람음성균의 발육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물질이다. 그람음성균은 ‘그람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염색되는 세균으로, 보라색으로 염색되는 ‘그람 양성균’에 비해 독소가 매우 강한 세균으로 알려졌다. 녹농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등이 그람음성균에 해당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양쯔강약업그룹에 수출된 DA-7310은 현재 전임상까지 완료된 상태로, 중국에서 요로감염증을 적응증으로 임상 1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해당 임상 1상 완료 후 추가 적응증 등의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 수출은 중국 최대 의약품 회사를 대상으로 한 기술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동아에스티 측은 별도의 공시를 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계약 상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상 기술 이전 계약은 자율공시 사항이다. 회사 측이 기술 수출을 공시해야 할 의무는 없다. 실제 동아에스티가 별도 공시를 하지 않은 이유도 실제 계약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해당 파이프라인은 전임상단계의 후보물질 수출인데다, 의약품의 시장가치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의문의 시선을 보낸다. 특히 양쯔강약업그룹은 2020년 매출이 1000억 위안(한화 약 18조 5000억원)을 넘어서는 중국 최대의 제약기업이다. 기술 수출 금액이 적더라도 해당 기업에 기술 수출을 했다는 자체가 투자자에겐 유의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수출 기업 입장에선 계약금액과 관계없이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은 계약일 수 있다”면서도 “별도의 공시나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기술을 이전받는 주체가 별도의 공시나 홍보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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