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보다 핫한 ‘아트테크’②] 낙서와 예술 사이…연예인 떴다하면 ‘완판’
하정우·권지안·나얼·구혜선 등 아트테이너 활동 활발
유명세로 그림 홍보에 유리…500만원~1억까지 팔려
연예인 작품 가치 책정 어려워…“재테크 투자처로 각광”

이들 중 일부는 기성작가 못지않은 작품성을 인정받는 실력파다. 나얼의 경우 단국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동 대학 디자인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했다. 음악이 부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트테이너 작품 중엔 이게 과연 그림인지, 잘 그린 것인지, 소질이 있는 건지 모호한 작품들도 많다. 결과야 어찌 됐건 간에 ‘OOO의 그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지도에 비례해 그림 가격이 뛰어오른다. 미술 경매 시장이 뜨거운 틈을 타 오죽하면 연예계에서 요즘 식당 개업보다 핫한 투잡이 ‘화가’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일각에선 연예인들이 인지도에 편승해 예술을 쉽게 접하고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배우 화가’ 꼬리표…역대 최고가 작품은?

윤송아는 2014년 방영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지만, 화가로서 이력이 더 주목받는 인물이다.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정통파로 한국미술협회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아트테이너 하면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2003년부터 예술혼을 그림에 붓고 있는 영화배우 하정우다. 10년 동안 그의 그림은 많이 변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초상화로 표현한 피에로 등 기존 작품에서 인물·사물·동물 등 다양한 소재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최근 가수 활동이 뜸한 솔비도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솔비의 아트테이너 활동명은 본명인 권지안이다. 솔비는 몸으로 그리는 추상화를 주로 선보인다. 지난 6월 솔비가 서울옥션에 출품한 작품 Flower from Heaven은 71회 경합 끝에 2010만원에 낙찰됐다. 추정가 400만원을 5배나 뛰어넘는 금액. 해당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3월에도 솔비는 자신이 만든 미술작품 ‘저스트 어 케이크-엔젤’을 101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수익금을 모두 보육원에 기부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배우 구혜선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구혜선의 그림은 몽환적이고 자유로운 터치가 특징인 탓에 공감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유독 질타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구해서은 이에 대해 “예술은 객관적일 수 없다”고 반박하며 꿋꿋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2009년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연 후 세계 곳곳을 돌며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9월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2018년 파리에서 연 개인전에서 25개 작품을 완판했고, 한 점이 5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히면서 화제를 모았다.
인지도 네트워크 빵빵…내놓으면 팔린다
다만 가치와 작품성을 책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초기엔 ‘누구 그림’ 이라는 것이 가격 책정에 크게 반영되지만, 그것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지속성, 작품성 등 따져볼 게 많아서다. 유명세만 의존해 상업적인 부분을 챙기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연예인 작품 사도 될까…재테크 가치는?
하지만 최근엔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작품 그 자체가 투자처가 되는 분위기다. 올해부터 개인이 서화, 골동품 등 미술품을 팔아 이익을 얻을 경우 세금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미술품 자체가 일반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것. 인식이 바뀌면서 배우 작가라도 작품성이 좋거나 배우 자체의 전망이 밝다면 작품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작품 거래가 소수의 수집가, 자산가의 소비 영역이었다면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한 갤러리 큐레이터는 “연예인이 그린 작품을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기존 소비층과 작가의 경계도 무너지는 추세”라며 “초기엔 큰 욕심을 부리기보단 소액투자로 작품을 소유한다는 자세로 시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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