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복심'으로 떠오른 이재근 국민은행장 내정자, 누구?
만 55세 최연소 은행장 등극…윤종규 회장 뒤 잇는 재무통
내정 직후 '디지털' 강조…"KB뉴스타뱅킹 2000만 달성 목표"
국내 리딩뱅크 수장인 KB국민은행장에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55)이 낙점되면서 이번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근 내정자는 KB금융지주를 '리딩 금융지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같은 그룹내 대표 기획·재무통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증가한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국내 은행의 핵심 과제로 등장한 만큼 '재무통'을 전면에 내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회장 역시 '재무통'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 KB국민은행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바 있다. 여기에 이 내정자는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연령이 가장 낮아 그룹 내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최연소 이과 출신 재무통, 윤종규 회장과 '공통분모'
이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올해로 만 55세다. 업계에선 허 행장이 1961년생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다. 주로 1960~64년생이 포진해 있는 주요 은행 CEO(최고경영자) 중 최연소다.
내부적으로 소수파인 이과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정통 수학파로 행장 후보에 오른 인물은 이 내정자가 유일하지만,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낸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재무통'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는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 석사를 받았다.
그룹 내에서도 핵심 직무를 두루 거쳤다. 이 내정자는 KB금융에서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CFO) 상무 등을 지낸 뒤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등을 역임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지난해 1월부터 영업그룹 이사 부행장을 맡아왔다. 특히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서 쌓아온 전문성으로 조직 운영 전반의 경영감각과 비전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대추위는 이 내정자가 "대면채널 고유의 경쟁력 강화와 ‘내실 성장’ 경영전략 실행을 통해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며 "현장에 스며드는 열린 소통과 MZ·디지털세대 감성을 공감하는 '수평적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의 높은 신망과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블러(big blur·다양한 분야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시대에 이 내정자가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국민은행이 한국 은행 산업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협심해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딩뱅크 공고히…“디지털 강조‧중금리대출 확대해야”
이어 "젊은 사람이 (행장이) 돼서 고민이 많은 임원분도 계실텐데, 능력에 따라 보임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문화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영전략, 가계부채, 디지털화 등 은행 업계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디지털화를 강조하며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2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말 은행·증권·보험·카드·페이 등의 기능의 게이트웨이를 하나로 만든 KB뉴스타뱅킹을 오픈하며 핀테크에 대항하는 ‘원 앱’을 선보였다. 하나의 앱으로 KB금융의 전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는 "현재 MAU가 900만명이 조금 안 되는데 연말까지 1000만명을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3개월 이내에는 결코 핀테크 업체에 뒤지지 않는 앱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과 관련해선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계속되는 ‘가계대출 옥죄기’ 속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WM(자산관리), 기업대출 등 성장 동력을 위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내정자는 “내년 가계대출은 4~5% 이하 성장으로 제한을 받는데 이는 모든 은행 문제"라며 "경영성과 차별화는 가계대출보다는 자본시장, 기업대출, WM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대출도 성장을 제한하는 건 우량고객 대상이고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우량 고객에게는 한도가 열려 있어 성장 기회로 탐색해야 한다. 정부도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위해 가계대출 (총량관리) 한도에서 배제했다"며 "신용평가모형(CSS)을 정교화해서 7~8등급 고객을 지원할 방안을 찾는 것도 은행 성과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달 중 개최되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을 부여받는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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