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에…車값 빠르게 오른다
미국 신차 평균 거래 가격 올 9월 기준 4만5000달러…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상승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차 값도 올라
중고차 가격, 인기 모델 중심으로 상승할 전망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차 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할인 혜택이나 프로모션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차량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완성차 업체도 있다. 비싼 차 값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 일부는 중고차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美, 신차 평균 거래 가격 전년 대비 약 12% 상승
자동차 가격 상승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완성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에 시달렸다. 특히 동남아 지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컸다. 동남아 지역은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지가 밀집해있는 곳이다. 해당 지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영향을 받아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2010년 300개에서 자율주행 기능 탑재 등으로 2022년에는 2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를수록 차량 전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열연·냉연 강판,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자동차 주요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값이 오르는 것도 차 값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물류비용과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제조원가도 증가했다. 올 10월 미국의 트럭 화물 운송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2%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 회사들이 차 값을 올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일 연식 변경 모델 '2022 싼타페'를 출시했다. 디젤 2.2 모델서는 제일 저렴했던 '프리미엄 모델' 대신 편의사양 4개(큰 스크린, 전동 트렁크, 레인센서, 자외선 차단 전면 유리)를 추가한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개편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240만원 올라 3362만원이 됐다. 상위급 트림 '프레스티지'는 107만원 오른 3621만원, '캘리그래피'는 101만원 올라 4087만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해 하드웨어적인 장치가 보강됐다"며 "디젤 엔진 관련 원재료 및 부품가 상승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도 신차 가격 상승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완성차기업은 판매량 감소, 친환경차 R&D 투자 등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국내에서도 연식 변경과 함께 자동차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차 대신 헌차?" 중고차에 쏠리는 이목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중고차에 대한 수요 증가 외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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