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톡톡] 보험사, ‘본업’은 원래 부진했고…이제 ‘부업’도 걱정되네
3Q 누적 보험영업손실 17조, 2019년 30조 이후 감소세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7조6305억원이나, 투자영업이익 감소세
보험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보험업계의 고민이 깊어진다. 최근 보험사 보험영업 손실액이 감소세를 보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증시 호황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특별히 이익을 냈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보험사의 본업인 보험영업 적자를 메꿔주던 투자 영업이익도 최근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름은 ‘보험사’지만 정작 보험을 팔아서는 회사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 팔아 적자보던 보험사, 코로나19에 한숨 돌려
2조원의 순익 상승분 중 손해보험사 비중은 75%(1조5158억원)에 달했다. 손보사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에 차량 운행량이 줄며 ‘적자 덩어리’ 자동차보험(생보사) 손해율이 90%대에서 적정치인 70~80%대로 감소했다. 또 장기보험 손해율도 함께 하락하며 순익이 상승한 측면이 컸다.
생명보험사 순익 상승분(5573억원)도 주가 상승에 따른 변액보험 등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줄은 영향이 컸다. 또 지난해 저금리 상황에서 고금리 채권 차익실현에 따른 기저효과도 나타났다. 금감원은 보험사 실적을 두고 “순이익 개선은 생보사의 보험영업 증가세 둔화, 손보사의 손해율 개선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험사 영업지표는 2010년대 이후 꾸준히 악화돼 왔다. 보험영업손실액은 2013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에는 3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2019년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듬해 찾아온 코로나19가 보험업계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들이 걷히면 보험사 실적이 다시 하락세를 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투자영업이익↓, 부업도 위험하다
보험영업손실액은 2019년 30조4409억원에서 지난해 26조7676억원으로 줄었고 올 3분기까지도 17조8812억원으로 감소세다. 이는 보험영업실적이 개선됐다기 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손해율 감소와 보험사들의 사업비 감축 등의 노력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투자영업이익도 33조308억원→30조9613억원→25조1498억원으로 줄고 있다. 이자수익·금융자산처분이익 등이 줄어든 결과다.
올 3분기 누적 투자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5억원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약 8000억원) 등 일회성 손익 요인을 제외하면 올 3분기 누적 투자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조원가량 줄어든다.
또한 보험사들이 실적방어를 위해 2019년부터 꾸준히 대규모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있어 당장 투자수익률이 개선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사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은 2018년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위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를 이미 소진한 셈이다.
최근 기준금리가 상승기조를 보이며 내년 보험사의 국고채 이자수익은 증가할 전망이다. 또 보험사 보유 운용자산의 수익 증가와 투자 손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보험사들은 내년 이후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손해율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에 업계 안팎에서는 내년 보험료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시 투자수익률이 상승할 순 있어도 매도가능자산인 채권평가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RBC(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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