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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무브’ 꺼내든 쏘카가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

9일 박재욱 대표 간담회 열어…사용자들, 위생·비용 문제 언급
2017년 선보인 ‘부름’ 서비스 고도화 의지…유료·쏘카존 등 문제 산적

 
 
박재욱 쏘카 대표가 9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문상덕 기자]
차량 공유업체 ‘쏘카’에서 미래 10년 청사진을 9일 내놨다. 박재욱 대표가 직접 연단에 올라 1시간 동안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한 쏘카 관계자는 “(타다 갈등 때를 빼고) 쏘카에서 간담회를 연 건 거의 5년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날 자리의 의미가 컸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용자 사이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이날 간담회를 다룬 기사 페이지에서는 지난 10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 사용자는 댓글에서 “어떻게 사고 없이 안전하게 차량공유를 할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를 말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말이다.  
 
새롭게 나온 말이 아니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쏘카는 좋은 점수를 못 받았다. 사용자 725명에게 물은 결과에서 쏘카는 3개 업체 중 가장 낮은 만족도(5점 만점 중 3.49점)를 기록했다. 5개 항목 중 가격·보상절차(3.33점)에서 특히 낮았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제가 남아있단 것이다.  
 
물론 모든 주장이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을 준비하자면 결국 사용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10년을 성과로만 요약할 수 없는 이유다. 9일 이후 나온 반응을 두 가지로 정리하고, 쏘카의 생각을 덧붙였다.
 

미래 이동경험, 현실은 담배 냄새

박 대표는 쏘카의 미래 중 하나로 사용자 취향에 맞게 차가 내부 환경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모습을 그렸다. 예약하면 차가 알아서 커피나 도넛도 가져온다. 박 대표는 “차를 타기 전부터 이후까지의 이동경험을 총체적으로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쯤이면 구현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러나 현 상태는 이런 모습에 크게 못 미친다. 문을 열면 담배 냄새가 풍기고, 이전 사용자가 남긴 쓰레기가 바닥에 널브러진 식이다. 개선하기 쉽지 않다. 사용자는 최소 30분 단위로 차를 빌려 쓰지만, 업체에선 주 2회 소독과 세차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코로나 때문에 주 1회에서 늘렸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흡연 현장을 찍어 제보하면 20만원어치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용해왔다. 일부 차량에 일산화탄소 센서를 설치하기도 했다. 센서를 갖추면 업체에서 차량 상태를 실시간 관제할 수 있다. 이미 타이어 공기압은 이렇게 관리하고 있다. 차량 관리시스템 ‘유레카’를 통해서다.
 
그러나 쏘카 관계자는 “일주일 만에 센서 대부분이 분실됐다”고 말했다. 무인으로 운영하다 보니 생기는 한계다. 이런 문제 때문에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사용자 인식 개선 없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박 대표가 말한 ‘이동경험’도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엔 돈이 든다 

박 대표가 9일 내건 핵심 키워드는 ‘스트리밍’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차를 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쓴다는 점에서 스트리밍이란 말을 썼다. 박 대표는 “차를 부르면 30분 안에 원하는 장소에서 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선보인 부름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2024년까지 수도권 한정이다.  
 
문제는 무료가 아니란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로 차를 이동시키는 일은 사람이 한다. 부름 서비스를 쓰면 9900~1만9900원을 더 내야 한다. 또 목적지 주변에서 차를 반납하려면 별도 요금이 더 붇는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빌린 차를 인천에서 반납하면 약 2만3000원을 더 내야 한다. 여기에 시간당 대여요금과 보험료, ㎞당 주행요금도 내야 한다.
 
다만 일 단위로 빌리는 기존 렌터카와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비는 시간 없이 30분 단위로 차량을 대여하자면, 운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시간대를 찾아내 차량을 집중 배차하는 식이다. 또 쉽게 차량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주차장(‘쏘카존’)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현재 전국 쏘카존은 3500곳이 넘는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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