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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 수요’ 대치·‘마이스 사업’ 잠실…실수요·개발호재에 ‘신고가’ 여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거래절벽’ 심화
‘똘똘한 한 채’를 위한 실수요가 가격 상승 이끌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경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대장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신고가 행진이 계속 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지만, 학군수요와 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를 위한 실수요가 뒷받침되되고 있어서다. 
 
14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17 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은 올해 11월까지 17개월간 거래량이 1259건으로 집계됐다. 허가구역 지정 직전 17개월간 거래량(3816건)과 비교하면 6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 감소율(25.3%)보다 2.6배 크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6·17 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처음 지정됐다. 인근에 현대자동차 GBC(옛 한전 부지), 잠실 MICE(국제업무·스포츠·엔터테인먼트·전시컨벤션),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땅값이 급등하고 투기세력이 유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9일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6월 23일부터 내년 6월 22일까지 이들 지역 총 14.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기도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거래량은 감소한 듯 보이나, 신고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가격을 떠나 학군수요 등에 따른 실거주 목적의 거래가 계속돼서다. 또 당장은 규제 지역으로 묶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개발 호재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주택자를 향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과 양도소득세 중과 등의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맞물렸다는 평가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한화건설]
 
실제 잠실동에 있는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이 대장 아파트들은 최근까지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 엘스아파트 전용면적 84.8㎡는 지난 10월 18일 27억원에 거래돼 열흘 전 신고가(26억원)를 넘어섰다.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22층)도 10월 26억2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트리지움 전용면적 84㎡(18층)는 지난 9월 25일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전인 지난해 5월 전용 84㎡가 ▶엘스 18억3000만원 ▶리센츠 19억2500만원 ▶트리지움 17억3000만원선에서 거래된 바 있다. 1년6개월 동안 각각 8억7000만원, 6억9500만원, 7억2000만원 올랐다.  
 
이들 아파트는 최근 잠실 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관련 한 카페에는 “잠실입성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지금이 최고의 찬스다. 몇 년 후 입지 서열이 후폭풍날 것”이라는 말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잠실 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의 부지에 전시·컨벤션,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한화그룹·HDC그룹·하나금융투자가 주축이 된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는 약 2조1600억원 규모로 복합시설로는 국내 최대 민간투자사업이다.
 
잠실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지정 될지는 모르겠지만 풀리면 좀 더 오른다고 본다”며 “잠실 MICE사업 호재뿐 아니라 이쪽은 원래 학군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꾸준히 신고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만 아니였으면 거래가 더 활발하게 됐을 곳”이라고 덧붙였다.  
 
‘교육 1번지’ 대치동을 향한 학군수요에 따라 실거주 목적자들이 계속 유입되는 은마아파트도 신고가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11월 15일 전용 84㎡가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대는 지난 8월 27억8000만원에 거래됐었다. 은마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전인 지난해 5월 전용 84㎡가 19억4000만원이었다. 1년6개월 동안 무려 8억8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대치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불가능하다”며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많지 않지만 교육 때문에 이사를 원하는 실수요자 덕분에 가끔씩 거래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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