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로 중소기업 해외 진출 다변화의 허들 제거 기대
[CPTPP 가입하면 ②] 해외시장 확대 기대
누적원산지 제도로 일본에 무관세 수출 가능
멕시코와 수출 증대 원자재 확보로 상호보완
문재인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공식화했다. 미국이 탈퇴하자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자 문 정부도 가입 추진으로 입장을 바꿨다. 해외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 제조·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엔 기회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시장도 개방해야 해 농업 등 취약분야에선 또 희생양을 삼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CPTPP를 통해 얻는 득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 [CPTPP 가입하면] ① 정부 가입추진 배경 ② 해외시장 확대 기대 ③ 취약산업 붕괴 우려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면 기존에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멕시코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무역을 활성화해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대(對) 일본 무역에 대해서는 누적 원산지 제도를 활용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누적원산지 제도는 협정에 참여한 국가가 생산한 중간재를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한 예로 의류에 대한 높은 관세가 사라지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이 누적원산지 조항을 활용해 한국산 섬유·직물로 생산한 의류를 일본에 무관세로 수출 할 수 있게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의류 수입 3위 국가로 과거 중국에 대한 의류 수입 비중이 8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 이외에 베트남·미얀마·방글라데시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내 수출입기업들 사이에서도 일본과의 무역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국내 수출입기업 20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일관계 기업인식 실태’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은 양국의 가장 시급한 협력과제로 ‘자유무역주의 유지를 위한 공동 노력’(31.2%)을 꼽았다.
이어 ‘한·일, 한·중·일, CPTPP 등 FTA 확대’(21.8%)’가 뒤를 이었다. 자유무역주의 유지, FTA 확대를 꼽은 기업이 조사 대상의 절반을 넘어, 다수 기업이 한·일 양국의 무역 활성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와의 교역에선 중소형 승용차를 비롯해 자동차부품·타이어·플라스틱·전기기기·비철금속 등의 제품에서 수출 증가와 관세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자동차·부품, 평판 디스플레이·센서, 철강판, 합성수지 등을 수출하고, 멕시코로부터 원유·금속광물·아연광·금·은·백금 등의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CPTPP 가입이 관세 철폐를 넘어, 우리나라 기업의 멕시코 정부 공공입찰 프로젝트 참가, 불필요한 행정절차 생략을 통한 빠른 통관과 멕시코 시장에서의 제품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 활성화 기대
그러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해회 공급망의 등장은 우리나라 경제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가 CPTPP 가입이라는 것이 정부와 기관들의 시각이다.
송영관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CPTPP 가입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국내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 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CPTPP 역내 세계 공급망에 효과적으로 편입하면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며 “CPTPP 가입을 통해 기대되는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전망은 중소 제조업체가 생산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CPTP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자, 의장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뉴질랜드·말레이시아·멕시코·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칠레·캐나다·페루·호주 11개국이 참여해, 2018년 12월 발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이다. 협정 주요 내용은 농수산물과 공산품 역내 관세 철폐, 데이터 거래 활성화, 금융·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이동 자유화,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금지 등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CPTPP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019년 기준 11조2000억 달러(세계 GDP의 12.8%)에 이른다. 차지한다. CPTPP 11개국의 무역 규모는 5조7000억 달러(세계 무역액의 15.2%)에 달한다. 11개국의 인구는 총 5억여명(세계 인구의 6.6%)이다. 한국의 수출액에서 CPTPP 11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 한국의 수입액에서 11개국의 비중은 24.8%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과 대만에 이어 영국도 CPTPP 가입을 신청해 경제동맹 영역이 태평양 너머 유럽으로 확장하게 된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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