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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 김혜수 뜨자…‘온라인 명품시장’ 날았다

[스페셜 리포트] ‘아듀 2021’ 리테일 패러다임 전환기④
온라인 명품 플랫폼 성장…톱스타 모델로 화려한 라인업
거래액·이용자수 껑충…온라인 명품시장 2조 넘어설 전망

 
 
발란 모델 배우 김혜수. [사진 발란]
 
‘명품 시장’은 정체가 뚜렷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꼽힌다. 얼마나 커질지, 어떻게 확장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 오묘한 영역을 개척하려는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명품을 구매하던 것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진화, 이제는 전문적인 온라인 명품 플랫폼까지 등장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보복소비 열풍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명품=백화점’ 공식 깨고 ‘화려한 라인업’

“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 ‘명품=백화점’ 공식이 깨지면서, 명품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발품을 팔지 않고도 집에서 편리하게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비결. 수요가 많아진 만큼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3강업체 외에도 후발주자인 캐치패션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톱스타’ 모델 기용. 머스트잇은 주지훈, 발란은 김혜수, 트렌비는 김희애와 김우빈을 모델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유명인을 모델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백화점보다 낮은 가격과 안심할 수 있는 구매 루트를 강조하면서 신뢰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렌비 모델 배우 김희애. [사진 트렌비]
발란 월 거래액 570억원 돌파. [사진 발란]
 
활발한 마케팅을 앞세워 이들의 거래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머스트잇이 2500억원, 트렌비 1080억원, 캐치패션 560억원, 발란 512억원 순이었지만 올해 들어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순위 다툼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머스트잇은 최근 누적 거래액이 9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는 260만건을 돌파했으며 고객들의 재구매율도 52%를 기록했다. 머스트잇은 업계 선두주자로 지난 10년 동안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통해 두꺼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것이 성과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회사 측은 연내 누적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배우 김혜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발란은 올해 반전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지난 11월 거래액 572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1년 거래액을 한달 만에 넘어섰다. 10월 역시 거래액 461억원을 달성하며 2개월 새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주요 지표들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순 방문자(MAU)는 600만명, 누적 앱 설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앱 신규 설치자 수도 38만명으로 늘었고 발란 내 평균 객단가도 60만원으로 증가했다.  
 
캐치패션 모델 배우 조인성. [사진 캐치패션]
 
김희애와 손잡은 트렌비는 11월 한 달간 거래액 5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배가량 급증했다. 연말인 12월 거래액은 8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치패션 역시 최근 이용자 수가 500% 늘었다.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인 데다 조인성 모델 효과로 거래액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각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과 이용자 수가 늘면서 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1조4370억원) 대비 10.9% 성장했다. 5년 전인 2015년(1조455억원)과 비교하면 52%나 커졌다. 올해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가격과 편의성이 장점…발품 대신 손품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낮은 가격’과 ‘편의성’을 꼽고 있다. 우선 가격이다. 정식수입이 아닌 병행수입 혹은 해외 직구 가격에 가까워 백화점 정식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이용자들이 꼽는 구매 이유도 가격경쟁력이다.  
 
편의성도 명품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클릭만으로 쇼핑하고 원하는 상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특히 매장에 한정 수량만 입고되는 ‘오픈런’(매장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것)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 이용 시엔 필요가 없다.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일부 제품은 오프라인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구하기 어려운 베스트상품의 경우 비용이 더 들더라도 편리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편의성을 반영한 조치다.  
 
머스트잇 신사옥. [사진 머스트잇]
 
다만 명품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들이 ‘병행수입 제품’인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100% 정품 여부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다. 국내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사후서비스(AS)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관련해서 소비자 상담 또한 증가 추세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지난해 3분기 44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엔 103건까지 늘었다. 주요 유형은 제품 불량과 배송 관련 불만이 많았고 이 외에도 교환 및 환급 지연, 거부, A/S 및 서비스 불만, 가품 관련이 뒤를 이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병행수입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품인 것은 아니지만, 100% 정품 여부를 보장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가품이 적발되더라도 가품 여부를 소비자 스스로 입증해야 하고 어렵게 입증됐다 하더라도 조용히 환불하는 식으로 처리할뿐 플랫폼이 애초에 가품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온라인 명품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인기였던 ‘스몰 럭셔리’, 코로나 이후 급격히 부상한 ‘보복 소비’와 더불어 타인의 눈에 자연스럽게 띄길 바라는 이른바 ‘선택적 럭셔리’가 명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명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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