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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조현범 한국타이어 신임 회장…경영권은 잡았지만 산너머 산

파업 끝났지만, 노사갈등 불씨 여전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실적 문제도 해결해야
조양래 명예회장 정신감정 결과도 미지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앤컴퍼니)은 지난 22일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에 들어간다. 조현범 한국인컴퍼니 사장의 회장 승진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 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22일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양래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 고문을 맡게 될 예정이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은 효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조홍제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한국앤컴퍼니의 조양래 명예회장(2세), 조현범 신임 회장(3세)으로 이어지게 됐다. 한국앤컴퍼니는 1980년대 효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했다. 당시 효성그룹은 조홍제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의 전신인 한국타이어는 차남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물려받았다. 이번에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경영 전면에 부상한 것이다.
 
조현범 신임 회장의 승진이 주목받는 것은 3세 경영 외에도 ‘형제 갈등’의 종지부가 될 수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은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6%를 넘겼다. 이를 통해 조현범 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3분기 한국앤컴퍼니 분기보고서를 보면 현재 조현범 회장의 지분은 42.03%, 장남인 조현식 고문의 지분은 18.93% 수준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심판을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조 이사장은 “부친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내려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립정신건강센터,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이 감정을 거절했고 분당서울대병원도 최근 ‘감정촉탁진행불가’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의 정신 감정 결과에 따라 성년 후견 심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형제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그룹 회장이 정해지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사그라들게 된 셈이다.  
  

꺼지지 않은 노사갈등 불씨, 조현범 회장의 해결과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신임 회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신임 회장은 당장 기업의 실적을 책임져야 한다.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타이어업계에 불어 닥친 파고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측에 따르면 천연고무 가격은 1톤당 172만원에서 기준 210만원으로, 합성고무 가격은 합성고무 가격은 176만원에서 219만원으로 올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신차 생산이 줄었고, 이 때문에 수출·신차용 타이어 매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3분기에 수출한 자동차용 타이어는 총 1195만900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줄어든 수치다. 북미 지역으로의 3분기 수출액도 14.6% 감소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달 24일부터 이어졌던 노조 파업이 임금 협상 등을 거쳐 최근 마무리됐지만, 조합원이 반발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남은 상황이다. 지난 21일 한 언론은 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노조위원장의 해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노사 임금 단체 협상을 직권으로 처리한 데 따른 조합원들의 불만이 해임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타이어 노조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는 제품 단가 인상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지만, 총파업 등 노조와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 공급에 불안을 느낀 거래처가 돌아설 수 있다”며 “문제를 차분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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