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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불법 웹툰 피해 규모 5500억원 육박…구독 서비스 도입이 해결책?

피해 규모 전년 대비 1.7배 증가…트래픽 합법보다 불법 플랫폼 더 높아
글로벌 불법복제 사이트 2685개에 달해…한글 서비스 2020년 말 기준 272개
공급자 이용자 비용 부담 줄이는 BM 개발해야…이용자 비용 지불 필요성 인식 필요

 
 
카카오페이지 이미지 [사진 카카오페이지]
2020년 웹툰 불법유통시장 피해 규모가 5500억원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최근 국내·외 OTT 플랫폼에서 국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끄는 만큼, 불법 웹툰 시장이 합법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적극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이 최근 발표한 ‘웹툰사업체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합법 웹툰 플랫폼의 트래픽 총합은 약 337억 페이지뷰(PV)로 집계됐다. 문제는 불법 웹툰 플랫폼 역시 약 366억 PV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불법 웹툰 플랫폼 PV가 더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한 불법 플랫폼은 단독으로 127억 PV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콘진이 추정한 2020년 웹툰 불법 복제 유통 서비스로 인한 합법 웹툰 시장의 침해 규모는 약 5488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9년 웹툰 불법유통 피해규모인 3183억원 대비 약 1.7배가량 증가했다.
 
불법 플랫폼이 활개 치면서 합법 플랫폼 숫자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18년 40개에 달하던 웹툰 플랫폼은 2020년 기준 31개로 줄었다. 특히 실질적으로 전체 플랫폼 중 1% 이상의 PV 점유율을 가진 플랫폼 수는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한콘진 관계자는 “웹툰 작품 생산은 2016년 2066편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웹툰 불법복제 사이트 ‘밤토끼’의 등장으로 전체적인 작품 제작 편수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2018년, 2019년의 경우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폭발적인 성장이, 동일하게 폭증한 불법 웹툰 트래픽의 효과를 상쇄해 현상유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체 경쟁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17년과 2019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7년에는 밤토끼 등장 이후 유사 사이트가 나타났으며, 2018년 밤토끼 검거 이후 잠시 주춤하다가 2019년에 풍선효과로 인해 다시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글로벌 전체 불법복제가 확인된 사이트는 2685개이며 그중에서 한글로 서비스하는 사이트는 2020년 말 기준 272개다. 특히 불법 웹툰 플랫폼 트래픽은 2017년 106억 PV에서 2020년 366억 PV로 약 3.5배 증가했다.
 
불법적인 경로로 웹툰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한 결과, 웹툰은 공짜로 본다는 인식과 함께 불법 유통 경로를 찾기 쉬운 것이 웹툰 불법 이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불법 웹툰을 이용하는 이유는 합법 플랫폼은 일부 최신화를 ‘유료’로 제공하지만, 불법 플랫폼에서는 이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소비자 조사에서는 불법 웹툰 근절에 대한 방안으로 웹툰에도 구독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10대 이용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 시스템이 있다면 대부분 불법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금전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다. 구독시스템 관련해서 학생층은 더 저렴하게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콘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OTT가 선보인 웹툰 원작의 영상콘텐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웹툰에 대한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의 ‘스위트홈’, ‘D.P.’, ‘지옥’, 애플TV플러스의 ‘닥터 브레인’, 디즈니플러스가 준비 중인 ‘무빙’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이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국내 웹툰 콘텐트가 더욱 확장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이면에는 손쉽게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불법 사이트를 통한 이용도 함께 증가하면서 불법 시장이 합법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서는 웹툰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급자는 이용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수준에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구독 경제 모델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용자 역시 ‘웹툰’이 다른 콘텐트와 마찬가지로 ‘비용을 지불하고 봐야 하는 콘텐트’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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