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지난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지 약 4년 9개월 만이다. 정부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복권하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가석방을 결정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24일 오전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 등을 심의했다. 이알 회의에서 정부는 신년을 맞아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이달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추징금 35억원을 확정 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이와 별도로 2018년 11월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개입 사건으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에 전체 형기 22년이 확정됐던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이나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2039년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 생활로 건강이 악화하자 정부는 이를 고려해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밀접 접촉으로 20일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으며, 7월에도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2019년 9월에도 성모병원에 입원해 어깨 부위 수술을 받기도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역시 복권됐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약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0여만원이 확정됐으며 2017년 8월 만기 출소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만기출소를 약 1년 5개월 앞두고 가석방됐다. 이 전 의원은 북한의 대남 혁명론에 동조해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조직(RO)의 총책을 맡아 구체적인 실행을 모의한 혐의 등으로 2013년 9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의원은 내란선동죄가 유죄로 인정되며 2015년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확정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았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앞서 올해 8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올해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었다.
 
한편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은 이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금 제가 상황 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말씀드리기 좀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면 반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정부의) 의도가 조금 의심스럽다”며 “이날 가석방하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소식을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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