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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면 핀테크에 뒤처진다"…은행의 비금융 사업 진출 활발

신한은행, 수수료혜택·빠른 정산 등 내세워 배달업 진출
우리은행도 편의점 배달 서비스 시작
은행권 "비은행권 진출해 새로운 고객 확보"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은행들의 비은행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카카오뱅크가 출점 직후 국민앱 카카오톡을 활용해 고객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은행들도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MZ세대 등 새로운 고객 유입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신한·우리·농협은 배달 서비스, 하나는 車시장으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음식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지난 22일 공개했다. 땡겨요는 신한 쏠(SOL)과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 광진구, 관악구, 마포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6개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본 서비스는 새해부터 시작한다.
 
신한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시민들의 배달음식 이용이 늘어난 점을 보고 이를 통해 생활형 금융서비스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배달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목적보다 각종 수수료를 타 배달 앱 대비 대폭 낮춰 배달앱 시장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모바일뱅킹 앱이 아닌 별개의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광고비를 받지 않고 중개 수수료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적용할 예정인 만큼 수익을 내려고 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배달 라이더(노동자)와 가맹점주의 수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한도 산출 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이 주도로 배달앱을 시행하면서 정산이 빠른 점도 특징이다. 떙겨요는 계좌이체의 경우 당일 정산이 이뤄지고, 오후 7시를 넘겨 계산한 건은 다음날 오전에 입금되도록 했다. 카드결제는 익일 입금된다. 다른 경쟁사가보통 4영업일, 길게는 10영업일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강점이 있다.  
 
이런 계획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신한은행의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시작한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로고. [사진 신한은행]
신한은행 외에도 시중은행들은 최근 비금융 분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2월 19일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우리WON뱅킹 앱에서 편의점 상품을 주문, 배달해 주는 'My편의점'을 출시했다.  
 
'My편의점'은 우리WON뱅킹으로 오전 11시부터 밤 23시 사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식료품 및 생필품 등을 1만5000원 이상 주문, 결제 시 고객이 신청한 장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신차 가격과 각종 금융지원 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신차 견적 서비스를, NH농협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에서 꽃 배달 결제 서비스 '올원플라워'를 시작했다.  
 

핀테크 기업들의 은행업 진출에 은행 긴장↑

은행업계가 비은행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인터넷은행과만 아니라 핀테크 등 비은행권의 은행업 진출에 따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총 지난 8월 말 기준 170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400만명을 넘어서며 금융 모바일 앱 부문에서 1위에 올라섰다. 이를 통해 당기순이익도 올해 3분기까지 167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6% 증가했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 은행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 기간에유입자를 끌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은행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들도 빠른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MAU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3700만명에 달한다.  
 
이에 케이뱅크가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 수를 크게 늘린 바 있다. 이번에도 카카오페이가 보유하고 있는 다수 이용자를 통해 고객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은행만 은행업을 하는 시대는 저물었다"며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결국 은행의 경쟁 상대가 됐다. 은행도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재도약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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