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현장에서] 팬데믹 속에서도 빛나는 혁신 기업들에 찬사를
[외고]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CES 2022 주제 '물리세계와 가상세계의 만남'…미래 기술 체험할 기회
현대차 메타모빌리티, 현대모비스 스마트 모빌리티 체험 등으로 눈길
AI 전문기업 솔트룩스 '메타휴먼' 선보여…사람과 인공지능의 소통 상징
올해 CES는 역대 가장 많은 한국 기업이 참여한 행사이자 아쉬움이 크게 남은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 팬데믹 이전의 마지막 오프라인 행사였던 2020년 CES에 비해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느낌이고, 관람객이 바글바글거려 개미지옥으로 불리던 유레카 파크관도 관람객 수가 절반 이하로 준 것 같다. 무엇보다 구글,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과 그 많던 중국 기업들의 불참은 혁신적 IT 기술과 미래 시장 전망을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구관이 명관인 걸까? CES 명성답게 현재 진행 중인 거대한 변화의 물결과 각 주요 기업들의 사업 비전을 이해하기에는 전 세계에 이 만한 행사는 없을 듯싶다.
이번 CES 2022의 주제를 한 마디로 말하면 ‘물리세계와 가상세계의 만남’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와 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현대모비스는 가상 아바타를 활용한 스마트 모빌리티 체험, 삼성전자도 물리적인 세상과 디지털 세상의 만남을 가정용 로봇과 가전제품의 끊임없는 연결을 통해 그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예 텅 빈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과 연결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해 이 두 세상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필자의 회사인 솔트룩스도 AI 인간인 메타휴먼을 통해 물리세상의 사람과 가상세상의 인공지능 인간이 상호 소통하고 협력 가능한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였다.
혼합 현실·메타버스 아바타 등 미래 일상에서 경험할 기술들 선보여
올해는 자신들만의 첨단 기술과 사업모델로 무장한 2000여 스타트업이 CES에 참가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기술, 혹은 이 둘 모두를 다양하게 연결한 혁신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성 인식, 영상 인지, 행동 패턴 분석, 혼합 현실과 메타버스 아바타 자동 생성 등 각 요소 기술들은 실제 3년 후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게 될 다양한 삶과 서비스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영상인지 기술은 더욱 저렴하며 정밀하고 빨라졌으며, 이러한 기술들이 로봇과 결합됨으로 일상생활 속으로 더 빠르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벨리 스타트업인 딥시그널은 초개인화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여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삼성이 발굴하고 지원하는 C랩의 여러 스타트업들은 CES 혁신상을 휩쓸기도 했다.
코로나19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이번 CES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육체적 건강 관리와 진단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한 지능형 맞춤 서비스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비대면 원격 진료와 건강관리 시장이 매우 커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 헬스케어 기업인 애보트의 로버트 포트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이 가까운 시기에 우리의 삶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 전망하며,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원격진료 등 헬스케어 관련해 규제가 많은 한국의 사업 환경을 고려해 보면 다음 정부에서는 적어도 이 부분에서의 제도적 혁신은 필연적일 것이다.
이번 CES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어려운 팬데믹 상황에서 불굴의 ‘대한민국’ 기업들이 더욱 빛난다는 것이다. 거대 미국 기업들이 줄줄이 행사 참여를 취소한데 비해 한국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참가해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5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의 참석은 마치 CES의 주최국이 한국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이렇게 한국의 젊은 기술 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국의 경제 생태계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으로 세계화될 수 있다는, 그 티핑 포인트를 CES 2022에서 확인한 것이다. 폭증하는 미국의 오미크론 확산과 먼 출장길, 비싸진 여행 경비와 자가격리를 감당하고도 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모인 모든 기업가들과 혁신가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라스베이거스(미국)=글·사진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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