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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결산] CES 흔든 CEO '말말말'…"10년간 CES 중 가장 썰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로보틱스'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화 전망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DX부문장으로서 첫 소감 밝혀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퀄컴 만나 협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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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기업은 절반으로 줄었고, 관람객은 4분의 1로 줄었다.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2가 ‘썰렁하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 들었던 이유다. 그런데도 기업들의 기술 혁신은 이어졌다. 특히 CES를 빛낸 CEO의 말 한마디를 통해 기업의 방향과 핵심 기술의 역할을 읽을 수 있었다. [편집자]
 

"매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사람들이 스팟(로봇 개)을 데리고 다니는 날이 올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나 자율주행차가 아닌 로보틱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모빌리티오브띵스(MoT)'와 가상공간까지 이동성을 확대한 '메타모빌리티'를 강조했다. CES 부스에도 자동차 대신 로봇을 대거 전시했다. 현대차가 개발한 PnD 모듈과 모베드, 퍼스널 모빌리티는 물론이고, 현대차가 지난해 인수를 완료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다양한 로봇들을 시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5대 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CES에 참여했다. 구글, GM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오프라인 불참 선언을 하거나 국내 대기업 CEO들이 미국행을 취소한 것과 대비된다. 정 회장은 CES 2022에서 로보틱스가 일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인간 삶에 기여하기 위해 로보틱스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트부문이 10년 넘게 나눠져 있다가 큰 변화의 시기에 DX 부문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가전사업과 모바일·IT사업 조직을 DX부문으로 통합했다. 부품이 아닌 하나의 완성품을 판매하는 세트조직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CES 2022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한 부회장은  CES 2022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DX 부문장으로서의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트부문이 10년 넘게 나뉘어 있다가 큰 변화의 시기에 DX 부문장을 맡게 됐다"며 "DX(Device Experience·기기 경험)라는 조직 이름에 걸맞게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의지"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가전 조직을 통합한 이유는 바로 IoT와 AI를 통한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마트폰과 모든 가전을 연결해 사용자 경험을 높이고 맞춤형 제품을 가전부터 모바일, IoT 기기까지 확장해 삼성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0년간 온 CES 중 가장 썰렁한 분위기지만 ‘ICT 인사이트’가 멈춘 건 아니다"

박정호 SK 스퀘어·텔레콤·하이닉스 부회장은 CES2 2022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SK 3사가 연합체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3사는 ‘SK ICT라는 연합체를 구성해 신사업 투자, 통신, 반도체 사업을 융합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날 박 부회장은 퀄컴 CEO 등 다양한 파트너들을 만나 협업을 논의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10년간 온 CES 중 가장 썰렁한 분위기지만 'ICT 인사이트'가 멈춘 건 아니다"라며 "개별 미팅 차원에서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개막 첫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만난 것과 관련해선 "퀄컴이 나아가고 싶어 하는 새로운 분야, 차량이나 오큘러스(VR기기) 같은 단말 칩 시장 개척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퀄컴도 AI 가속기 개발을 하고 있어 AI 칩에 관해서도 얘기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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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사치라고 느꼈지만 오늘은 우리가 미래를 얘기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CES 2022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했다. 현대중공업이 CES에 부스를 차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각 계열사별 기술 혁신을 통해 미래 개척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2014년부터 2년간 5조원 적자를 냈던 조선업 불황기를 언급하며 "위기를 겪으면서 차별된 기술의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과거에는 미래 준비를 사치라고 느꼈지만 오늘은 미래를 얘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단순히 조선회사가 아니라 미래 개척자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는 "단순히 덩치만 큰 회사가 아닌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있는 종합중공업그룹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폰도 개발 후 6년 걸렸다. '넥스트 폴더블폰'은 최적 시점에 출시하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 사장은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에 대해 털어놨다. 특히 '넥스트 폴더블폰'을 묻는 말에는 '최적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폴더블폰이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후 6∼7년 뒤 첫 제품을 선보였다"며 "새로운 폼팩터 또는 제품을 기술과 경험의 완성도를 충분히 끌어올린 후 최적의 시점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소비자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사장은 몇년 째 점유율 1%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혁신팀을 만들며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중국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고 특수화된 시스템이 있기에 조급해하기보단 차근차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 로봇들은 오늘과 내일, 미래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로봇기술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협업해왔다.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회장은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협업의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레이버트 회장은 "현대차의 강점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마찬가지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생산과 대량 양산 등에 대한 제조 역량과 유지·보수하는 역량 등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버트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 로봇 3종을 소개하며 "우리는 이 로봇들을 오늘과 내일, 미래라고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늘의 로봇은 로봇개 '스팟'이다. 스팟은 이미 다양한 산업현장에 투입돼 인간을 돕는 작업을 하고 있다. 레이버트 회장이 '내일의 로봇'이라고 소개한 '스트레치'는 물류 산업에 적용해 적재하거나 이동시킬 때 적합하다. 실제로 스트레치는 5000억개의 물류를 다룰 수 있고 내년에는 대량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미래의 로봇 '아틀라스'는 사람처럼 두 팔, 두 다리를 갖고 있다. 사람 두뇌에 해당하는 비전 스캐너, 비주얼 센서를 가져 여러 가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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