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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가 천장 뚫은 해운 운임, HMM 실적 전망도 쨍쨍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 SCFI 사상 최고치 경신
오미크론 확산, 물류대란 장기화 속 강세 지속
운임 상승에 HMM 올해 7조 영업이익 전망

 
 
지난 1일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을 가득 실은 HMM 로테르담호는 이날 부산항 신항에서 국적 원양 선박으로 처음으로 출항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해운 운임이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며 무섭게 치솟고 있다. 국제 물류대란으로 인한 적체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대확산으로 항만 인력이 모자라면서 물류 정상화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표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운임 강세가 적어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컨테이너 물동량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CFI 5000선 넘자마자 1주 만에 5100선 돌파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7일 5109.6포인트까지 올랐다. 이는 2009년 10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고가다.  
 
현재 SCFI는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000포인트를 오르내리던 SCFI는 그해 11월 27일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 4월 30일 3000선, 7월 17일 4000선을 각각 넘어섰고, 지난달 31일에는 사상 최초로 5000선(5046.66포인트)도 돌파했다. 해가 바뀌어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9주 연속 상승한 SCFI는 전주 5000선 돌파에 이어 5100선(5109.6포인트)마저 가뿐히 넘어섰다.  
 
운임 상승 배경은 누적된 물류 적체 현상과 오미크론 확산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보복소비로 늘어난 물동량을 항구가 감당하지 못하는 물류 병목현상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상황이 가장 심각한 미국은 지난해 10월 주요 항만의 24시간 운영, 컨테이너 적체 벌금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병목 현상을 해소하려고 했다. 특단의 조치로 9일 이상 적체된 컨테이너도 한 달 새 20% 줄어드는 등 숨통이 트이는 듯 보였다. 
 
그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서 물류난은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3일 전 세계 최초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신규 확진 규모는 2주 만에 3배가 증가한 일평균 7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오미크론 결근’으로 인한 여파가 항만 인력 부족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운임 상승과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로 호조 예상  

컨테이너선 수요가 높아지면서 운임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국 서안 노선 운임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7994달러로 전주(7681달러) 대비 313달러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 역시 1FEU당 254달러 오른 1만1833달러를 기록해 7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이 1만1800달러대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동부와 유럽을 중심으로 항만 적체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서안의 경우 컨테이너 하역 지연 관련 벌금 등이 실제 부과되면 추가금액을 받는 식으로 운임에 전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엔젤레스 항구에서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선. [AP=연합뉴스]
운임료 상승에 HMM의 실적은 사상 최대 경신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 13조2761억원, 영업이익 6조8277억원, 당기순이익 4조5480억원이다.
 
올해 전망은 더욱 밝다. HMM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4조5174억원, 영업이익 6조97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8%, 0.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쓸 전망이다.
 
HMM의 실적 호조 전망 배경에는 높은 컨테이너선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화물 수요 증가율은 4.2%로 컨테이너선대 증가율(3.8%)을 0.4%포인트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최소 상반기까지 운임 강세 속 장기계약 전망도 밝아  

보통 1년 단위의 장기계약을 맺는 컨테이너선은 현재 SCFI를 비롯한 단기가격을 기준으로 운임을 결정한다. 매년 3~4월에 체결하는 장기계약 운임은 올해보다 최대 2배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장기계약 기간인 지난해 2~3월 운임은 SCFI 2500 수준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이다.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장기물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내년까지 선박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해운사에 유리한 계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SCFI가 급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실적 경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운임 상승세는 최소 2월까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발(發) 물동량이 늘어나는 중국의 춘절(2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있는 탓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속될 가능성과 함께 미국 항만 적체 현상 역시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지리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류 병목현상 완화에 따른 실질 선복량이 늘어나는 시점부터 운임 조정 가능성은 높다”며 “하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의 관리주체가 KDB산업은행(산은)·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서 올해부터 해진공 단독관리로 변경됐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경영정상화 지원을 목적으로 2018년 10월부터 사업 전반 등을 공동으로 관리해왔다. 이후 HMM이 매 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산은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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