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된 메타버스, 남궁훈號 카카오에 시간 많지 않다
메타는 VR기기, MS는 게임에 조 단위 투자
수개월째 구호만 외치는 카카오, 청사진 보여야
3월부터 남궁훈 체제로 바뀌는 카카오가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20일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본인 페이스북에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큰 방향을 두고는 공감하는 목소리가 많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지난 한 해에만 메타버스 사업 부문에 100억 달러(11조92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를 바탕으로 업계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양새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81조9248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구호를 외치는 카카오지만, 아직까지 청사진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메타버스를 언급해왔지만 실체는 없는 형국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공동체 역량을 집중시켜서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메타버스, 넵튠이 핵심이라는데…
그러다 보니 메타버스 사업 형태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계열사인 게임 개발사 넵튠이 메타버스 기술기업에 투자해 플랫폼을 만들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선 방대한 지적재산권(IP)을 플랫폼에 공급해 즐길 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플랫폼 안에서 그라운드엑스는 암호화폐(클레이튼 코인)와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서비스(클립 드롭스)를 제공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와 콘텐트를 담을 플랫폼이 마땅찮다. 넵튠은 지난해 메타버스게임 개발사인 ‘맘모식스’와 ‘퍼피레드’를 잇따라 인수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퍼피레드는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베타 서비스 반응이 좋지 못하다. 카카오게임즈에 리니지 시리즈처럼 장기 흥행하는 게임 플랫폼이 있지도 않다.
반면 국내 경쟁자인 네이버는 아바타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사용자 수만 2억6000만 명이다. 덕분에 지난해 11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2235억원 투자를 얻어냈다. 지난해 12월엔 산업용 플랫폼인 ‘아크버스’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잰걸음을 옮기는 빅테크 사이에서 후발주자인 카카오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며 “본사와 계열사의 사업은 별개로 추진된다”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원·달러 환율 1460원 돌파…2009년 3월 이후 '최고'
2우리금융, 윤리경영실 본격 가동…고강도 쇄신 나서
3"러 기업들, 무역 결제에 비트코인 사용 시작했다"
4토스증권, 투자 커뮤니티 성장세…최다 관심 종목 ‘엔비디아’
5여자친구 빌리기, 1박 198만원 "한 달에 7~8명 이용…의사·변호사도"
6두나무, 임직원 ESG 캠페인으로 탄소 저감 기여
7로터스자동차코리아·뱅앤올룹슨 연말 특별 프로모션 진행
8미국 변호사가 창업한 AI링고, 법률 번역 기술로 TIPS 선정
9LG엔솔, 미래 배터리 기술 함께 연구할 파트너 찾는다...‘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