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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화물로 나는 대한항공

작년 영업이익 1조원 넘을 듯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전망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 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시달리고 있는 항공업계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가격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적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은 항공 화물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유력한 분위기다. 
 
증권업계 등에선 당분간 항공 화물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추락한 항공여객 수요도 점차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한항공이 항공유 상승이란 악재에도 고공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약 70% 상승한 가격이다. 국제유가 오름세로 항공유 가격도 고공 행진 중이다. 현지시간으로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선물(先物)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29달러 오른 85.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하면, 향후 국제유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제유가는 항공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 가운데 항공유 구매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가격 인상은 항공사 실적 악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와중에 항공유 가격마저 폭등하고 있다”며 “항공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적 개선도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화물, 너밖에 없다

이런 악재에도 대한항공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한항공이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7142억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 9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대규모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354억원이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비결은 화물이다. 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로 항공 화물 호황이 이어지면서 화물 매출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3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1조6503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며 “물류대란에 따른 화물 부문의 수혜가 다시 한 번 기대를 크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화물기가 포화 상태라 물동량이 비슷한데, 4분기 화물 운임이 3분기보다 27% 상승한 효과로 화물 매출이 4000억원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등에선 “올해 상반기에도 항공 화물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고공 실적과 대조적으로 항공 화물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상황은 심각하다. 항공여객 수요가 언제쯤 정상화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항공유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LCC들도 항공 화물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전날 창립 17주년을 맞아 “상반기에 B737 화물기를 도입해 화물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물 전용기 도입을 계기로 화물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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