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냐, 샤넬이냐”…명품 반지에 목 매는 반지원정대
[‘스페셜 웨딩링’의 세계②] ‘명품링 신상 열풍’도 여전
클래식 디자인 추구형부터 신상품 추구형까지 다양
반지 하나에 수백만원…인기 제품은 대기만 6개월
웨딩링(반지)으로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 반지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여러 고가 주얼리 브랜드 매장을 순회하는 일명 ‘반지원정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명품 브랜드 반지는 하나에 300만~1000만원 수준이지만, 국내 보유하고 있는 제품 수가 한정적이라 돈을 주고도 바로 제품을 살 수 없는 실정이다. 올해 가을 결혼식을 앞둔 직장인 김승희씨는 “반지 하나에 600만원 짜리 제품을 샀지만, 6개월 후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며 “이름 들어본 하이 주얼리 브랜드 제품들은 기본 기다림이 한 달에서 석 달 정도”라고 말했다. 반지는 사이즈가 다양한 만큼, 사이즈마다 수량이 2~3개 정도만 배치돼 있어 명품 반지 수급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명품이지만, ‘클래식족’ ‘신상품족’ 등으로 나뉘어
비싸지만 명품 브랜드를 고집하는 예비신혼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웨딩링을 선호하는 형태도 구분된다. 같은 명품이어도 웨딩링의 역사를 자랑하는 ‘클래식족’과 비교적 최근에 디자인을 출시한 ‘명품 신상품족’들이다.
클래식족이 추구하는 웨딩링의 특징은 해당 디자인 제품이 오래전부터 판매돼 알만한 사람은 디자인만 봐도 어느 브랜드 것인지 딱 알아차리는 전통 스타일이다. 대표적으로는 까르띠에의 러브링, 티파니앤코의 밀그레인링, 피아제의 포제션링, 불가리의 비제로원 등이 꼽힌다. 이중 까르띠에 러브링과 티파니앤코 밀그레인링은 일명 ‘국민 웨딩밴드’라는 별명도 있다.
클래식족과 다름을 추구하는 명품 신상품족들은 웨딩링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디자인 제품보다 최근에 출시해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디자인을 선호한다. 물론 이 역시도 명품 브랜드사 제품이다. 대표적 제품으로는 샤넬의 코코 크러쉬 미니 제품과 구찌의 링크 투 러브 컬렉션 링이 있다.
샤넬의 코코 크러쉬 제품은 기존부터 판매하던 제품이지만 ‘미니’ 사이즈는 지난 2020년에 추가로 출시했다. 반지 줄 굵기가 굵은 ‘라지’와 ‘미디엄’ 사이즈 제품만 있었지만 이번에 얇은 두께 제품이 나온 것이다. 구찌의 링크 투 러브 컬렉션 링은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제품으로 팔각형 모양의 디자인으로 나왔다.
주얼리 브랜드 관계자는 “여자는 일생 동안 손가락에 끼어진 웨딩링을 100만번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웨딩링은 매일 차는 일상품이기 때문에 더욱이 웨딩링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라며 “알이 큰 고급 다이아가 박힌 반지는 비교적 저렴한 종로 금은방에서 사도 매일 끼는 웨딩밴드는 최고급 명품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명품 중에서도 클래식한 스타일을 찾는 소비자, 남들과는 다른 명품 링을 끼고 싶은 소비자 등 형태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신혼여행 경비 아껴 웨딩링에 투자하는 예비부부들
명품 웨딩링 인기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결혼식 인원을 최대 49인까지 제한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현재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PCR 음성확인서를 지닌 하객을 대상으로 30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결혼을 미뤄왔던 예비부부들이 앞다퉈 결혼식을 다시 계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여파로 해외로 신혼여행을 못 가는 것도 명품 웨딩링 소비를 부추긴다. 값비싼 해외 대신 국내로 간소화해 신혼여행을 떠나는 상황에서 아껴진 비용을 웨딩링에 더욱 투자하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명품은 소수의 사람만 누리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자신 표현 일환으로 명품을 사는데, 이 같은 흐름은 일반 패션에서 시작해 웨딩링까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기자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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