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 R&D 자회사 설립 붐에는 이유가 있다?
큐레보·아이엔테라퓨틱스·이뮨온시아 등 제약사 자회사 수백억 투자 유치 성공
거뜬, ‘리스크 분산, R&D재원 마련’ 등 장점
IP 소유 구조 따라 상업화 시점 이해관계 갈려…승계 활용 가능성도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에만 세 곳의 제약사 R&D 회사가 수백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는 최근 60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했다. 큐레보는 녹십자가 지난 2018년 미국에 설립한 백신 R&D 회사다.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과 함께 수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올해 투자유치에 성공한 건 녹십자의 큐레보뿐만이 아니다. 대웅제약이 설립한 ‘아이엔테라퓨틱스’도 이달 초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 유치를 마쳤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연구본부 산하 이온채널 신약팀을 스핀오프(분사) 한 기업으로 지난해 시리즈A로 14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브릿지 투자에서 두 배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한양행이 미국 신약개발 회사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 설립한 면역항암제 전문 신약 개발회사 ‘이뮨온시아’도 지난달 245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사업과 의약품 국내 유통이 주력인 제약회사들은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이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해 사실상 엄두를 내기 어렵다”며 “자회사 설립을 통한 신약 개발은 외부 투자 유치로 자본을 모으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세’로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는 이유는 또 있다. 큐레보의 경우 ‘미국 진출’에 방점이 찍힌 게 특징이다. 현지 법인을 갖는 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기에 용이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합작법인(JV)인 이뮨온시아는 외부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만들어 낸 것이 특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새로운 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유치 방식이 신약 개발에 있어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럼에도 향후 ‘과실’의 배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이후 상용화 단계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IP(지적재산권)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셈법이 발생한다”며 “기업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신규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투입해 부당한 이득을 가질 수 있는 소지도 크다고 우려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 IP를 자회사에 이전하고 특정 관계인이 이 자회사의 초기 지분을 싸게 확보하는 방식 등으로 승계 작업 등에 악용할 만한 소지가 크다”며 “아무리 핵심적인 지적재산권이라고 하더라도 전임상이나 초기 임상 단계일 때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를 견제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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