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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꽃샘추위 속이라 더 아름다운

 
매화. [사진 김경빈 기자]
 
매서운 추위를 뚫고 하나둘 피어난 꽃들이 봄이 멀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충남 태안군 태안반도 서쪽 만리포 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 이곳에서는 벌써 갖가지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설강화. [사진 김경빈 기자]
에리카. [사진 김경빈 기자]
 
용트림하듯 뒤틀리며 자란 가지에서 팝콘이 터지듯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하늘거리는 창백한 줄기에서 꽃을 피워낸 ‘설강화’는 이른 봄볕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습니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분홍 밥알처럼 다닥다닥 붙어 핀 ‘에리카’는 쏟아지는 물줄기와 어우러져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풍성한 가을을 기원하는 ‘풍년화’도 가지마다 가득 꽃을 피웠습니다. 섣달에 피는 매화 ‘납매’도 만개해 곤충의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은 한국에 귀화한 미국인 1호 故 민병갈씨가 조성한 우리나라 첫 민간 수목원으로 계절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풍년화. [사진 김경빈 기자]
납매. [사진 김경빈 기자]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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