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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의 두산그룹, 실적 개선으로 부활 신호탄…'재도약' 가능할까

두산중공업 흑자전환 성공, 채권단 관리체제 조기졸업 가능성
반도체 사업도 진출 타진…해결할 과제 남아

 
 
두산의 'CES 2022' 옥외광고 모습. [사진 두산그룹]
 
두산그룹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두산그룹이 지난해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부채 상환과 채권단 관리 체제 조기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일시적 반등인지,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성공한 것인지를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산중공업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890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645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기준 1366억원의 영업손실과 8384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매출액은 9조6361억원에서 11조8076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3938억원에서 595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474억원에서 3858억원으로 50% 넘게 뛰었다. 두산중공업은 (주)두산이 39.52%, 두산밥캣은 두산중공업이 51.05%의 지분을 보유한 두산그룹의 핵심 회사들이다.
 
지난 18일에는 두산중공업이 1조14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실탄 마련에도 성공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나머지 6500억원가량은 기타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두산그룹은 한 치 앞을 낙관하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수년간 이어진 두산건설의 부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 등 핵심 회사들이 휘청이면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아야 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두산그룹은 사옥으로 사용하던 두산타워를 8000억원에 매각하고 알짜 계열사 중 하나인 두산솔루스도 6900억원에 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지분을 매각해 1조1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두산중공업 유상증자를 통한 현금 확보로 산업은행‧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3조원의 금융지원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 두산]
 

채권단 지원금 문제 해소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이제는 사업 확장까지 염두에 둔 공격적인 경영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두산그룹이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텍스나’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감축을 위해 한껏 웅크렸던 두산이 반도체 사업 확장을 고려한다는 뜻이다.  
 
두산은 22일 공시를 통해 “(테스나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안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업 확장을 고려하는 것을 보면 채권단 관리 졸업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사의 실적 개선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채권단 지원금 해결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의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우려할 점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중공업의 별도 기준 단기차입금만 3조7851억원에 달했다. 단기차입금의 만기가 1년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부진이나 경영 사정 등에 따라 경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잇따른 유상증자로 주가가 출렁이면서 개인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도 기업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두산중공업은 2020년 12월, 채무 상환을 위해 1조 212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를 진행했고 이달에도 5000억원의 채무 상환 등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를 했다. 기존 주주들에게 먼저 시세보다 저렴하게 두산중공업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상증자 시점에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오르기를 반복했다.  
 
재생에너지·수소·원자력 사업 등 기존 먹거리와 미래 캐시카우가 될 산업을 탄탄하게 키워야 하는 것도 과제다. 이에 대해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의 주요 신사업은 가스터빈·수소·신재생·차세대 원전 등이 있는데 2026년까지 연평균 약 5조3000억원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영향에 성장 가능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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