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앤리치 공략, 통했나”…더현대서울 최단기 ‘1조 클럽’ 목표
더현대서울 지난 1년 8005억원 매출 기록…오픈 당시 목표보다 30% 초과
공간 마케팅, 힙한 브랜드 입점으로 2030 끌어…내년 목표 매출액 1조원
27일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2월에 개점한 ‘더현대서울’의 지난 1년 매출액을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의 누적 매출액은 8005억원으로, 오픈 당시 계획했던 매출 목표 6300억원보다 30% 가까이 초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방문자 수는 3000만명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도 상위 4위 안에 드는 성적표다. 더현대서울은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백화점 무역점, 현대백화점 본점에 이어 매출액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성적표는 ‘백화점’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20~30대 연령층의 일명 ‘영앤리치’ 소비자를 전략적으로 공략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더현대서울을 찾는 30대 이하 고객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오픈 후 1년간 더현대서울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다. 더현대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4.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절반이 30대 이하 고객에게서 나온 셈이다.
20~30대 소비층 끄는 이색 공간 곳곳에 배치
20~30대를 이끈 가장 대표적인 공간으로는 백화점 5층 가운데 위치한 실내정원이 꼽힌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당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하며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전체 영업 면적(8만9100㎡)의 절반에 해당하는 공간을 실내 조경 공간 등으로 꾸몄다.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복도 측면에 실내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까지 마련해두며 방문자를 끌었다. 또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선보이는 등 독창적인 공간을 곳곳에 배치했다.
입점 브랜드 역시 20~30대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힙(hip)’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더현대서울은 지하 2층을 MZ세대를 겨냥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미고, 이곳에 H&M그룹의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이 입점했다. 또한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랩’과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온라인 유명 남성 패션 브랜드 ‘쿠어(coor)’ 등도 입점했다. 최근엔 스마트폰 케이스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케스티파이’ 매장도 국내 백화점에선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현대百 “더현대서울, 내년 매출액 1조원 정조준”
지난해까지 매출액 1조원을 넘는 국내 백화점은 11곳뿐이다. 연 매출 2조원을 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매출 1조원을 넘겼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명품군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세계 3대 명품이라고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 샤넬)’ 브랜드는 모두 없지만, 다양한 명품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이다.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티파니·생로랑·부쉐론·톰브라운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한데 이어, 오는 7월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명품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 패션 브랜드 ‘프라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전개하는 팝업 스토어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은 차별화된 공간 구성과 콘텐트를 앞세워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를 다시 백화점으로 불러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올해 매출 920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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