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기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자산 매입 나선 투자자들
월가, 러시아·우크라 채권 저가매수 나서
셸, 러시아산 원유 구매했다 논란 휩싸여
영국 내 러시아 부동산 매물로 나오기도
서방 세계가 대(對)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 단절에 나선 가운데 오히려 일부 투자자는 제재로 가격이 급락한 러시아 자산을 사들여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부 서방 투자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채의 헐값 매수에 착수했다. 양국 간 전쟁이 끝나면 국채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 배경이다.
미국 투자회사 ‘그래머시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국채가 1달러당 22센트 수준으로 급락하자 이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로버트 코닉스버거 그래머시 창업자는 국채 가격이 더 내려갈 위험이 있지만 “가격이 반등해 이익을 볼 기회를 놓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투자자, 러시아 국채·회사채에 관심 보여
문제는 러시아 국채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으로, 이 매니저는 자신이 발견한 러시아 국채 매물이 액면가 기준 500만 달러(약 60억원)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WSJ은 러시아 국채 품귀 현상이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국채 매매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월가 투자은행(IB)도 러시아 회사채 매입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최근 들어 러시아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과 러시아철도공사(RZD)와 같은 기업의 회사채를 시장에서 찾으려 했다. 또한 러시아 국채 입찰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지난 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기업의 회사채 2억달러(약 2407억원)어치를 매매했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 블룸버그는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이익을 챙기는 것이 월가의 오랜 관행이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전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이 같은 매매가 자칫 평판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재 위반 아니라지만” 셸, 러시아 원유 구입해 논란
셸은 러시아 원유 구매가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원조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악화한 상태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셸을 향해 “당신에게는 러시아산 원유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피 냄새가 나지 않는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도 매물로 나와
영국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의회에서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런던에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언급한 부동산은 켄싱턴 팰리스 가든의 맨션과 첼시 워터프런트의 펜트하우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일 자신이 2003년 인수해 약 20년간 소유해오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AFP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가 제안한 첼시 구단의 가치는 약 30억 파운드(약 4조8331억원)로, 스위스 억만장자 한스요르크 비스와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의 공동구단주 토드 볼리가 첼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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