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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다시 맞붙는 KCGI VS 한진칼…조현민 견제?

[개미들을 위한 주총 시즌 체크 포인트] 이번에도 한진칼 승리?
이사 자격 기준 강화, 사외이사 추천 등 KCGI 주주제안
지분 10.58% 캐스팅보트 쥔 산은의 선택은 조원태 편?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둔 대한항공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정관변경과 사외이사 후보 선임을 골자로 주주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다시 이뤄진 표 대결 결과에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조현민 사장 승진, 후진적 지배구조로의 회귀”

KCGI는 지난달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이사의 자격기준 강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했다. KCGI는 2020년 주총 당시 김신배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서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KCGI가 다시금 주주제안을 하며 행동에 나선 것은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견제장치와 보완책이 필요하다”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진의 조현민 사장 승진을 놓고는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를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기업가치와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후진적 지배구조로의 회귀라 비판했다. 조 사장의 2018년 ‘물컵 갑질 논란’을 꼬집은 것이다.
 
2년 만에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한 강성부 KCGI 대표. [중앙포토]
이에 KCGI는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실형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등 정관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조 사장의 이사회 진입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 사장은 지난 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동시에 노 사장과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던 류경표 사장이 한진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은 2대 주주인 HYK파트너스 등 외부 반발을 고려해 이를 철회했다.  
 
KCGI는 서윤석 교수의 이사회 진입을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 자산 총액의 75% 및 매출의 71%를 차지하는 대한항공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3분기 누적 기준 7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이 있었음에도 한진칼은 3분기 말 누적 기준 16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호실적이 지주사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이사회가 노력해야 함에도 한진칼은 시장과 소통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적절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표 대결 패배 가능성↑…엑시트 시기 저울질?  

재계에서는 KCGI의 주주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지분율만 보면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은 32.06%, KCGI와 반도건설 지분은 34.44%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면서 확보한 10.58%의 지분이 조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것이 재계의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캐스팅보트를 손에 쥔 산은이 표 대결에 뛰어드는 모양새는 불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2년 만에 표 대결에 앞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대한항공]
이런 이유로 KCGI의 주주제안이 결국 투자금 회수(엑시트)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CGI 펀드는 큰 수익은 아니더라도 수익 구간에 진입했고, 회사가 대폭 개선돼 엑시트를 위한 여건은 조성됐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KCGI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펀드 만기가 가까워져 오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강 대표가 전량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터라 엑시트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한진칼에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해서 요구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 주가 흐름을 계속 지켜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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