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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 땐 언제고”…시중은행, 왜 전세대출 문턱 낮추나

우리은행, 21일부터 전세자금대출 한도와 기간 늘려
다른 시중은행들도 동참 분위기…가계대출액 감소에 은행권 수익성 확보 필요한 상황

 
 
[중앙포토]
시중은행들이 전세대출 규제 완화카드를 꺼낼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거래 자체가 주춤하자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당국 규제에 막혀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대신 당장 전세대출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전세대출 문턱↓…시중은행 동참할 듯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높이고 신청 가능 시기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전세계약 첫 계약 당시 1억원이었던 보증금이 계약 갱신으로 1000만원 오른다면 기존에는 1000만원만 빌릴 수 있었지만, 21일부터는 전체 임차보증금(1억1000만원)의 80%인 88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자료 한국은행]
 
전세대출 신청 역시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신규 전세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또는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전세 대출 규제 완화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들 은행도 요건 완화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대출 요건 완화에 나선 우리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전세대출 규제 완화 분위기는 최근 은행 가계대출액이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잔액은 2000억원 줄었고,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5000억원, 1000억원씩 감소했다. 최근 3달 감소액만 8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되면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이 실수요 중심의 전세대출부터 빗장을 푸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전세대출 규제 완화에 나선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전셋값이 오른 만큼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전세대출 조이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당장 규제 시행 이후 12월부터 은행 가계대출액이 감소세를 보이자 5개월 만에 전세대출 한도 조정에 나선 것이다. 
 

호실적 유지하려면 ‘대출 활성화’ 필요

[연합뉴스]
 
은행들이 전세대출 문턱을 낮추는 데에는 수익성 확보 차원도 있다. 지난해 치솟은 이자이익을 올해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대출 수요가 뜨거우리란 보장은 없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14조5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 이중 핵심 계열사인 4대 시중은행 순익만 약 10조원에 달한다.  
 
4대 금융그룹이 거둬들인 지난해 이자 이익은 34조7058억원으로 2020년 이자 이익인 30조3163억원 대비 14% 늘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여파에 금리인상까지 겹쳐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은행들은 예대마진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은행권이 올해도 이같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세대출 확대가 필요하다. 전세대출은 주담대에 비해 만기가 짧고, 신용대출 대비해서는 원금 회수도 잘 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정부 규제로 취급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은행권은 전세대출 확대를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틈새 대출 혜택을 제공하며 대출 수요를 꾸준히 이어나가려 노력 중이다.
 
우리은행은 연 0.2%포인트의 ‘신규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신설하고 21일부터 5월 31일까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인 아파트론·부동산론과우리전세론, 우리WON주택대출에 적용한다. 이번 우대금리는 신규 대출에만 적용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6일까지 적용하는 주담대의 금리를 직전 한달 대비 0.1~0.2%포인트 내렸다. KB닥터론 등 전문직군 대상 신용대출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 일반 직장인 대상 한도는 최대 1억원으로 올렸다.
 
하나은행도 지난 1월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린 상태다.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2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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