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신하자” 위험 회피에 ‘뭉칫돈’ 몰려간 곳은… [펀드 자금 유입 살펴보니]
MMF, 채권펀드에 돈 몰려… 금리인상기 채권 투자는 '빨간불'
마이너스냐, 연 1%냐 … 개인은 MMF보다 확정 금리형 MMW 유리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과 단기채권에 자금이 쌓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변동성 장세에 자금들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모양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4월 12일까지 자금 순유입 상위 20위까지 단기자금을 위한 머니마켓펀드(MMF)가 휩쓸었다. 개별 펀드로 보면, BNK법인MMF 1(국공채)에 약 3조원이 들어왔으며, 현대클린법인MMF(2조8500억원), NH-Amundi법인MMF 8 (2조4700억원), 삼성MMF법인 1 (2조3000억원) 등에 각각 2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법인자금이 MMF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머니마켓펀드에 이어 시중 자금이 몰려간 곳은 역시 위험 회피 성격의 채권이다. ‘삼성액티브종합채권플러스증권투자신탁’에 연초 이후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고, ‘한화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3174억원), ‘우리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2978억원) 등에 각각 3000억 안팎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주식형 펀드로는 조정장에서 그나마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전기차, 기술주 관련 섹터로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증권투자신탁’(1134억원), ‘미래에셋변액보험미국나스닥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1035억원)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다만 국채 금리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투자 심리가 점점 얼어붙고 있는 상황은 고려해야 한다.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실적이 주춤한 상황에서 주식형펀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 자금이라도 0.1%의 수익률을 높이려는 관심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백혜영 하나금융투자 분당WM센터 부지점장은 “최근 자산가들도 불안한 마음에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MMF나 단기 채권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개인이라면 MMF보다 금리 높은 편인 머니마켓랩(MMW)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백 부지점장은 "MMW는 확정금리에다 금리 인상기 상승분이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상훈 신한은행 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연초 이후 3000억~4000억 수준의 자금이 몰린 주요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현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단기자금이라도 채권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이어 “단기 수시자금이라면 현재 연 1% 내외의 금리가 적용되는 MMF, RP(환매조건부 채권),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 등도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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