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사…“물가상승에 적극 대응해야”
‘高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 보고서 발표
“올해 주요국 및 국내 물가 오름세 가파르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독일 긴축정책 사례도 제시
한국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물가가 조기에 안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더 올려 물가불안 심리를 완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 높아진다”
한은은 최근 주요국의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졌고, 우리나라도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증대됐다고 밝혔다. 올해 3월 현재 미국과 유로지역,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8.5%, 7.5%, 7.0%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3월 현재 소비자물가는 4.1%까지 상승했다. 72개 지출부문 대상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가격 상승 품목은 지난해 1월 44개에서 올해 3월 59개로 큰 폭 증가했다.
한은은 물가상승 원인에 대해 ▶각국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글로벌 경기의 빠른 회복세 ▶공급 제약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향후 물가 전망도 오름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주요국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기조의 물가 영향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도 당분간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국내 소비도 방역조치 완화로 회복될 경우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독일, 1970년 석유파동 때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물가 잡아
1970년대 당시 미국과 영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가상승 등 주로 비용측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인식했다. 이에 통화 및 재정정책을 긴축이 아닌 확장적으로 운영했다. 반면 독일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통화적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재정정책은 경기둔화에 대비해 확장적으로 운영했다.
그 결과 미국과 영국은 석유파동기가 끝난 1980년대 초반까지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고 실업률도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독일은 전반적으로 물가와 고용이 안정됐다. 이에 미국은 볼커 연준 의장이 1979년 8월 선임된 이후 강력한 통화긴축을 진행했고, 영국도 1979년 대처 수상 집권 이후 가격통제정책을 폐지하고 영란은행이 금융완화 기조를 축소하면서 양국의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등 물가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적극적으로 도모해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거시경제 안정화 도모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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