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빙수 한 그릇에 ‘8만3000원’…밥값보다 비싼 ‘金빙수’
다가오는 빙수의 계절…시그니처 빙수들 속속 재등장
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29일부터 판매 시작…30% 가격↑
스몰럭셔리·보복소비 열풍…프리미엄 빙수 열풍 계속될 것
빙수의 계절이 다가왔다. 빙수가 여름 한 철 디저트 메뉴라는 한계를 딛고 커피로 편중된 디저트 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것. 고급 호텔은 물론 디저트 카페, 빙수 전문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빙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3000억원 정도이던 국내 빙수 시장 규모는 2020년 5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업계에서 선보이는 시그니처 빙수도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타트를 끊은 건 호텔업계다. ‘애플망고빙수’로 유명한 신라호텔은 29일부터 빙수 판매를 재개한다. 가격도 대폭 인상됐다. 올해 판매되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은 8만3000원으로 지난해 6만4000원 대비 30% 올랐다. 호텔 측은 빙수에 제주산 애플망고를 사용하는 데 최근 원가가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빙수의 원조격인 신라호텔 망고 빙수 가격이 오르면서 호텔에서 선보이는 빙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는 10만원이 넘는 빙수도 등장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선보인 샤인머스캣 빙수 가격은 9만8000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이 빙수는 하루 한정 판매 수량 20개가 매일 완판 돼 화제를 모았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빙수는 원재료 가격이 판매가의 대부분을 차지해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가격보다 맛의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가를 맞추기 위해 떨어지는 원재료를 쓰는 것보다는 가격을 올려도 프리미엄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웬만한 쇠고기 1인분 가격보다도 비싸서 ‘금빙수’라는 말까지 나오지만, 업계에선 가격이 비싸도 프리미엄 빙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를 위로하는 작은 사치’라는 흐름 아래 이른바 ‘스몰 럭셔리’ 소비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맛도 맛이지만 비싼 빙수라는 것 자체를 즐기거나 호기심에 궁금해서 사 먹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호텔 빙수를 SNS에 검색하면 만 건이 넘는 인증샷과 후기를 검색할 수 있는 데, 보복 소비 열풍에 작은 사치라는 소비 방식까지 더해지면서 올해는 더 치열한 빙수 전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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