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도 한국 수출 영향 크지 않아…원화 동반 절하 탓
한·일 세계시장 수출경합도 최근 6년간 0.029↓
미국·중국·아세안 등 주요시장서 경합품목 축소
엔/달러 환율 21.6% 오르는 동안 원/달러 환율도 12.3%↑
“수출상품 차별화, 제품 경쟁력 강화로 엔저 영향 미미”
최근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나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엔화 약세의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수출경합 감소, 원화 동반 약세 등으로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세계시장 수출경합도는 2015년 0.487에서 2021년 0.458로 최근 6년간 0.029 감소했다. 수출 경합도는 두 국가 간 수출구조의 유사 정도를 측정해 경합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경쟁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경합도 하락은 양국 간수출경합 품목이 축소됐다는 것을 뜻한다.
주요시장에서의 수출경합지수도 미국(0.083), 중국(0.075), 아세안(0.016) 순으로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 플라스틱·고무제품, 가전제품, 자동차 및 부품의 수출경합도가 세계, 미국, 중국, 아세안시장 모두에서 하락했다.
보고서는 엔화 약세가 본격화된 시점에 원화도 함께 절하되며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고도 분석했다. 2022년 4월, 엔/달러 환율이 2021년 1월 대비 21.6% 상승하는 동안 원/달러 환율도 12.3% 상승하며 일본의 수출단가 인하 효과를 일부 완화한 것이다.
환율, 수출단가, 세계 수요 등이 수출물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수출영향 실증분석에서도 엔화 환율은 수출물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엔화 약세가 시작된 2021년 초 이후 우리나라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 수출상품이 차별화되고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엔저가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수출기업들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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