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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30%인하 일주일, 기름값 찔끔 인하…국제유가는 또↑

정부 기대는 휘발유 83원 인하, 현실은 42원↓
경유는 리터당 10원 남짓 하락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 돌파…유류세 인하 효과 반감 가능성

 
 
유류세 인하 폭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된 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기흥휴게소 주유소에 차량이 주유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한 지 한 주가 지났지만, 정부 기대만큼 기름값이 하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3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1910.34원 수준이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74.77원, 경유 가격이 1920.52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42원, 경유는 10원 남짓 내린 셈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하면 휘발유는 83원, 경유 58원, LPG는 61원이 추가로 내려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일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까지 3개월 연장하면서, 동시에 5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늘리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폭등하자 내놓은 조처다.  

 
휘발유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기름에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은 정액 형태로 휘발유 820원, 경유 581원, LPG 부탄 203원이다. 유류세가 30% 낮아지면 휘발유는 247원, 경유는 174원, LPG 부탄은 61원씩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다만 당초 유류세 20%를 인하하고 있던 상황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유류세 인하 폭은 다소 적을 수 있다.  

 
기름값 인하 폭이 예상보다도 적은 것은 자영주유소의 유류세 인하 정책 동참률이 저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영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약 80%를 차지하는데 이들 주유소는 유류세 추가 인하 전 공급받은 재고를 모두 소진한 뒤 가격을 내리기 때문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1일부터 전국 760여 개 직영주유소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즉각 반영하기로 했는데도, 전국 평균 기름값 인하 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기존 재고를 소진됐는데도 판매가격을 제대로 인하하지 않는 등 정책 반영 정도가 미진한 주유소에 대해 현장 점검 점검·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담합 등 불공정 행위 여부를 따진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주유소의 유류세 인하 반영 시기가 늦어질수록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하락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유류 가격이 널뛰기하는 상황에서 기름값이 추가 상승하면, 세금 인하 효과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여러 나라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5.40달러(5.3%) 오른 배럴당 107.81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대륙간거래소(ICE)에서는 7월물 브렌트유가 5.17달러(4.9%) 오른 배럴당 110.1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6개월 안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연말까지 정제 제품 수입도 차단하는 계획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6월 증산 규모를 하루 43만2000배럴 수준으로 맞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제재로 인한 러시아산 기름 공급 부족분을 메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렉티브 인베스터의 빅토리아 스콜라 투자 담당 대표는 마켓워치에 “러시아는 지난해 EU 원유 수입량의 4분의 1가량을 공급했다”며 “이번 조치는 가격을 더 높이고 인플레이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유럽 경제에 상당한 역풍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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