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따라 갈리는 ‘리오프닝주’…화장품 울고 주류 웃어
중국발 봉쇄에 LG생활건강·코스맥스·한국콜마 주가 하락
소주·맥주 매출 회복으로 호실적 거둔 주류株는 선방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 재개)으로 기대를 모았던 리오프닝주의 주가가 실적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외 마스크 해제로 수혜를 기대한 화장품주가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주저앉았다. 반면 호실적을 거둔 주류주는 상승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화장품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100만원이 넘었던 ‘황제주’ LG생활건강은 67만원대로 고꾸라졌다. 일주일 간 16.52% 하락했다. 코스맥스(-18.58%), 한국콜마(-9.38%), 아모레퍼시픽(-7.41%) 모두 떨어졌다.
화장품주는 실외 마스크 해제 기대감에 리오프닝 수혜주로 떠올랐지만 주가는 ‘실적 충격’에 주저앉았다. 코로나19로 중국향 매출 감소가 원인이었다.
LG생활건강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2%, 56% 줄어든 1조6450억원, 113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1분기 화장품 매출은 6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72.9% 쪼그라들었다.
코스맥스, 제조 원가 상승에 당분간 주가 부진할 듯
코스맥스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코스맥스는 지난 16일 1분기 매출액(3979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1% 감소한 13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실적부진 소식에 이날 코스맥스 주가는 장중 한때 6만31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뚜렷한 실적 개선 움직임이 없다면 주가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케이프투자증권 김혜미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지난해보다 면세점 매출이 67% 줄었고, 중국 노출도가 높은 브랜드인 후(-54%), 숨(-22%) 등도 수익성이 낮아졌다”면서 “단기간 내 뚜렷한 회복 요인이 없다면 실적에 대해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115만원→63만원)은 목표주가를 45.2% 낮췄다. 하나금융투자(125만원→90만원), 현대차증권(125만원→90만원)도 하향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화장품 업종 중에서도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 제조원가가 상승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상해 봉쇄로 1분기 영업차질이 발생해 주가는 당분간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B금융투자는 목표 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8만원으로 낮췄다. 다올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도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 주가도 각각 11만원,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내렸다.
반면 주류주는 증시 부진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지난주 하이트진로는 4.39% 상승했다. 롯데칠성은 0.81% 떨어졌지만 화장품주과 비교하면 선방했다. 주류주 상승에 영향을 준 건 호실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판매량이 회복되는데다가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 전 발생한 가수요가 매출에 보탬이 됐다.
롯데칠성 호실적에 16만원→20만원 상향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8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었다. 영업이익(581억원)과 당기순이익(371억원)도 각각 9.7%, 27.2% 증가했다. 소주 매출이 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소주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3541억원,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49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2%, 84.9% 늘었다. 지난해 1분기 111억원에 불과했던 제로탄산 매출액이 올 1분기 351억원까지 확대돼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전망도 좋다. 유흥 수요 증가와 5~6월 여름 성수기 효과까지 더해져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지난 2~3월 단행한 소주·맥주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2분기 실적에 반영되고 성수기 효과까지 가세해 실적 개선이 더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최선호주로 리오프닝 수혜주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을 꼽는다”면서도 “수요 회복에는 경쟁이 뒤따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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