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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손해보험 출범, 가시화…신한의 ‘디지털손보사’ 성공할까

오는 8일 금융위, 신한금융 BNP파리바 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
새 사장 내정하며 디지털 전환 추진…치열해진 시장서 살아남을까

 
 
신한금융 본점. [사진 연합뉴스]
신한금융지주의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질 분위기다. 다음주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 인수 본인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자회사 편입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해보험사화’ 할지 관심이다.  
 

본인가 승인 앞둔 신한금융…손보 강화 나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일 정례회의에서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대주주 적격성, 사업 계획 타당성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당국의 승인 인가가 나는 대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사명을 ‘신한손해보험’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대주주 적격성과 사업계획 등의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이변이 없는 한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말,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했고, 잔여 지분 7.46%는 신한라이프(신한생명 시절)가 보유 중이다.  
 
KB금융과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하다. 올 1분기 KB금융 보험계열사의 총 순이익은 1990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한금융은 1524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실적을 봐도 두 금융지주 간 보험 계열사 순익은 KB금융이 약 2000억원 앞섰다.
 
이는 KB금융이 KB손해보험·KB생명·푸르덴셜생명 등 보험사 3곳을 소유한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유일한 보험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인수해 서둘러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이유다.  
 
2004년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한 프랑스계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기업보험 등을 주로 취급하는 소형 손보사다. 그동안 독일 에르고(ERGO), 프랑스 악사(AXA)에 인수됐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로 재매각된 바 있다.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BNP파리바 카디스손보는 국내 손보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적자를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70명대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지주가 인수한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의 새 사장으로 내정된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사진 신한금융지주]

경쟁 치열해질 디지털손보사 시장, ‘신한 특색 필요해’

신한금융은 이달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 전환 적임자로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낙점했다.  
 
강 신임 사장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그는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신한금융 측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강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카디프손보 변화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손보사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룹사 정식 출범 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은 디지털손보사로의 전환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 신규 상품 등 세부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인가가 완료되고 BNP파리바 카디프손보가 신한금융 그룹사로 정식 출범한 이후 상세 전략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하반기 BNP파리바 카디프 손보에 신규 증자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을 디지털 전환 및 신규 상품 개발 투자용도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하나손보는 특색있는 단기 보장 상품인 원데이 보험을 내세워 MZ세대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2020년 출범시킨 회사로 주력 상품이었던 자동차보험 대신 여행, 레저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보장받는 ‘원데이 보험’에 집중하며 손실 규모를 줄였고 지난해에는 170억원의 순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도 특색있는 디지털보험 출시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디지털손보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성공 여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가 상품을 출시한다. 거대 플랫폼 카카오를 등에 업은 카카오손보사는 기존 디지털손보사보다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민아 자동차보험’으로 불리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이 가입자 6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향후 상품 다변화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또 하나손보는 신임 김재영 대표를 중심으로 올해 디지털 기반 B2B2C(기업 간 전자상거래(B2B)와 기업 대 소비자 전자상거래(B2C)를 결합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기존 대형사들도 디지털손보사에 대항한 디지털 상품 라인업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B2C시장은 카카오의 파급력이 셀 것으로 보이면서도 기존 대형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디지털손보사들은 기업금융시장을 함께 노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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