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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잘 팔려도 마이너스"... 완성차업체, 반도체 대란 '속수무책'

5월 완성차업체 글로벌 실적 59만1166대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실적
"반도체 수급 차질로 경영 불확실성 지속"

 
 
 
현대자동차 그랜저. [사진 현대차]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계의 글로벌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악화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 실적대수(국내외 포함)은 59만116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는 내수 시장에서 총 11만980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12만4145대와 비교해 3.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수출)는 47만1359대로 전년 동월 48만3751대와 비교해 2.6%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만40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한 실적이다. 이 기간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한 6만3373대를 판매했다. 세단은 그랜저가 7602대, RV는 팰리세이드가 4110대 팔리며 선전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4330대가 팔린 G80 등에 힘입어 총 1만2234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26만66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더 뉴 봉고3. [사진 기아]
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23만455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서는 5655대가 팔린 봉고Ⅲ, 3788대가 팔린 레이, 5485대가 팔린 카니발 등의 선전에도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한 4만566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해외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18만8891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3만3407대 팔리며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셀토스 1만7950대, 리오(프라이드) 1만4001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으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지엠]
한국GM은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1만57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39.8% 감소한 2768대를 판매했다.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한 모델은 1247대가 팔린 스파크다. 지난해 배터리 리콜 사태 이후 최근 출고를 시작한 전기차 볼트EUV는 21대가 팔렸다. 또 다른 전기차인 볼트EV의 지난달 판매 실적은 2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수출 실적은 1만29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했다. 경승용차 수출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144% 늘어난 2792대를 기록하며 수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부사장은 "업계 전반에 걸쳐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이슈와 이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해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에도 트레일블레이저와 콜로라도부터 올해 출시된 신제품들까지 쉐보레의 대표적 인기 차종들에 대한 국내외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이달에는 이쿼녹스의 출시도 예정된 만큼,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의 확대를 위해 한층 강화된 SUV 라인업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생산해 수출하는 XM3.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859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한 3728대를 판매했다. 상품성을 개선한 SM6가 553대 팔린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49.1% 늘어난 수치다. QM6와 XM3는 각각 1248대, 1907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수출 실적은 48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9% 감소했다. 수출 핵심 모델인 XM3가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생산 제한으로 4337대 수출되는 데 그쳤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실적이 전월 대비 60% 이상 회복됐다"며 "SM6, XM3의 판매가 증가하며 6월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뉴 렉스턴 스포츠&칸 익스페디션.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828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한 실적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13.7% 감소한 4275대를 판매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1877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티볼리가 1342대 팔리며 이를 뒷받침했다. 수출 실적은 4007대로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했다. 1479대의 코란도가 지난달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1019대를 수출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이 6년 만에 월 최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에 힘입어 3월 이후 3개월 연속 8000대 판매를 넘어섰다"며 "신 모델 출시는 물론 원활한 부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효율적인 라인 운영을 통해 판매 물량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lee.ji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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