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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비전 제시하고 기술력 뽐내도…네카오 주가는 ‘떨떠름’

새 성장동력 발표했지만 뒷걸음질 친 주가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유니버스를 발표했다.[사진 카카오]
올해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양대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그간 역량을 집중해온 새 먹거리 사업의 밑그림을 최근에 공개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7일 카카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지인 간 소통 위주였던 카카오톡 서비스를 관심사 기반 소통으로 연결하겠다는 게 카카오 유니버스 계획의 골자다. 계획의 첫 단추로는 오픈링크를 제시했다. 취미, 장소, 인물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전 세계 이용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오픈링크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아울러 카카오는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바탕으로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넘어 가상현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메타버스 환경을 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 유니버스에서 콘텐트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걸 넘어서 콘텐트로 경제활동도 가능하도록 하는 생태계도 구축한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하나의 서비스나 플랫폼이 아니라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면서 “카카오 유니버스가 활성화돼 전 세계인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비욘드 코리아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독과점·골목상권 침해·수수료 논란을 겪고 플랫폼 성장 전략을 전면 수정했는데, 그중 핵심이 비욘드 코리아였다. 해외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30%로 확대해 내수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거다. 카카오 유니버스는 이 계획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튿날엔 네이버가 스마트빌딩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제2사옥 ‘1784’에 적용한 첨단 기술인 ARC(AI·로봇·클라우드)와 5G 클라우드 기술을 상용화해 다른 기업에도 팔겠다는 거다.  
 
네이버 제2사옥 1784.[사진 네이버]
먼저 아크아이(ARC eye)와 아크브레인(ARC brain)을 1784에서 실증·개선을 거쳐 내년에 시장에 내놓는다. 아크아이는 GPS가 통하지 않는 실내에서도 로봇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한다. 아크브레인은 모든 로봇의 이동·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뇌 역할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ARC와 5G 클라우드의 상용화로 기존의 건물들도 1784나 각 세종처럼 미래형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선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건물이 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네이버는 부연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앞으로의 공간은 건물 이상으로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할 소프트웨어가 그 중심이 될 것”이라며 “1784와 같은 시도는 팀 네이버가 최초였던 만큼 앞으로 탄생할 수많은 미래형 공간 역시 네이버의 기술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국내 양대 빅테크다운 기술 경쟁력을 뽐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카카오는 카카오 유니버스를 공개한 날 주가가 오히려 4.43% 꺾였다. 이후로도 줄곧 하락세였다. 7일 8만5700원에 장을 시작했던 주가가 10일엔 8만100원에 마감하면서 적지 않은 낙폭(-6.53%)을 나타냈다.
 
네이버의 주가 흐름도 비슷했다. 로봇과 5G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한 날의 주가는 전일 종가와 같았고, 이후 연이틀 주가가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는 두 회사의 주식을 담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외면한 탓이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글로벌 긴축 부담 확대와 전쟁,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줄곧 하락일로를 걸었다. 그사이 나름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 반등은 요원한 일이었다. 증권업계는 두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두 회사가 미래 비전을 제시했음에도 매도세를 막진 못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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