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하셨다” 삼성SDI, 유럽 배터리 시장 공략 교두보 확보?
최윤호 사장,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독일 뮌헨 방문
주고객사와 원통형 배터리 공급 협상 진행?
스텔란티스처럼 합작공장 설립 논의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출장길에 올랐던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1일 귀국하면서 출장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사장의 귀국길에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큰일 하셨다”고 말한 것에 비춰 예상을 넘어서는 결과물을 안고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독일에서 기대 이상 성과 거둔 듯
이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삼성SDI의 경영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최 사장을 비롯해 장혁 삼성SDI 연구소장, 박진 중대형전지사업부장, 김윤창 소형전지사업부장 등도 함께 출장길에 올랐던 것으로 미뤄 보아 현지 고객사들과 폭넓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과 함께 최 사장이 방문한 독일 뮌헨에는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의 본사가 있다. 삼성SDI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BMW는 폭스바겐과 함께 삼성SDI의 주요 매출처다.
BMW가 삼성SDI의 주고객사이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로이터 등 외신은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 BMW그룹이 2025년 새롭게 선보이는 ‘노이에클라쎄(NeueKlasse·뉴 클래스)’ 전기차 플랫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확정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2009년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온 삼성SDI의 배터리를 선정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외국계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삼성SDI의 목표 주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매도’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장에서 최 사장을 비롯해 삼성SDI 경영진이 BMW 경영진과의 회동을 통해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각형 배터리만 생산하다 원통형 배터리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한 CATL이 BMW 물량을 전부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기 때문이다.
합작공장 통해 유럽 배터리 시장 선점 나서나
이에 비춰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통해 역내 배터리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 1분기 매출 4조494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1분기가 처음이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3920억원이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 외에 스마트폰·노트북·전동공구·소형가전 등에 사용하는 소형전지에서도 높은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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