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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도 남혐논란”…디지털 마케팅의 젠더갈등 비화, 왜?

롯데리아, 남혐 논란 일은 작가와 협업해 비난
지난해 GS25, 무신사 등 이어 또 젠더 갈등
중간 검증처 없는 시스템이 문제 계속 일으켜

 
 
롯데리아가 지난 7일에 올린 게시물. [사진 롯데리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유통업계 디지털 마케팅이 ‘젠더갈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일환으로 자사 소셜미디어 네트워트 서비스(SNS)에 올린 몇몇 게시물들이 남성혐오, 여성혐오 등을 의미하는 일명 ‘남혐 ‘ ‘여혐’ 논란을 일으키면서다.  
 
최근에는 롯데리아가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 롯데리아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햄깅 캐릭터 작가와 협업한 디지털 마케팅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게시물 공개 후,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성혐오 관련 그림들이 문제 제기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롯데리아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롯데리아 측은 바로 관련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며 논란 수습에 나섰다.  
 
2년 전 남성혐오 논란을 일으킨 햄깅 작가의 그림. [사진 화면캡처]
이 같은 논란은 앞서 GS25, 무신사 등에서도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GS25는 소시지를 집는 집게손가락 그림과 극단주의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의미하는 영문 알파벳 ‘MEGAL’을 조합한 이벤트 포스터를 SNS 게시물에 올리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GS25 불매운동까지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GS25는 “캠핑 경품 이벤트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일부 도안이 고객에게 불편을 줄 여지가 있는 이미지라고 판단해 즉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남혐 반대 경우, 여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유통기업도 있다. 지난해 F&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MLB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십장의 여성 모델 사진을 올리며, ‘모자로 쌩얼(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사수하자(가리자)’ 등의 문구를 올려 비판을 받았다. 당시 ‘여성은 집 근처를 가볍게 외출할 때조차도 화장해야 하냐’는 항의 글이 빗발쳤다.  
 
지난해 남성혐오 문제가 제기된 GS25 포스터 게시물. [사진 GS25 SNS 화면캡처]

빠른 속도 중시하면서 ’검증 시스템’은 부재

잊을 만하면 또다시 불거지는 젠더 갈등은 왜 일어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마케팅, 홍보의 디지털 전환시대에 겪는 고충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에 대한 성숙한 전문가가 많지 않고, 기업 내부적으로는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검증부서 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논란 속 기업들은 관련 게시물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디자인 요소에서 사회적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GS25의 논란 게시물을 제작한 디자이너를 인사 발령하는 등 징계를 내렸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 측 역시 같은 주장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관해 묻자 “햄깅 작가의 2년 전 남혐 논란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롯데리아가 올린 햄깅 작가의 그림에는 남혐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문제 소지를 파악하자마자 게시물을 빠르게 삭제했고, 작가와의 협업 역시 모두 무산시켰다”고 해명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 마케팅을 운영하지만, 콘텐츠 선발에 있어서 진통을 앓는 셈이다. 허태윤 한신대 교수(IT영상콘텐츠학과)는 “디지털 마케팅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콘텐츠 관련 의사소통, 최종 결정 등이 간소화되고 빨라지면서 이와 같은 논란 이슈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라며 “전통 미디어 광고는 노출 전에 광고자율 심의기구 등을 통해 윤리적, 사회규범 문제를 확인받지만,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는 중간 검증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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