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9000원→100만원’ 앤더슨벨 2차도 완판…‘아식스’가 달라졌다
[아식스의 오늘] ② MZ세대 마음 잡는다…디지털 전환과 콜라보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키코’ 영입…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MZ세대와 접점 확대…이커머스 판매 비율 지난해 2.4배↑
친환경 프로젝트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63% 감축”
#. 지난 5월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의 ‘앤더슨벨 팝업스토어’. 전날 오후부터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오픈런 대란을 일으켰다. 아식스와 하이컨템포러리 브랜드 앤더슨벨의 두 번째 협업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첫 협업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1차에 이어 이날 열린 2차 한정판매도 순식간에 완판됐다. 대리구매 업자·단순 리셀러들을 거르기 위해 ‘앤더슨벨 제품 착용’이라는 드레스코드 조건을 달았음에도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루 전날 열린 온라인 라플 응모에는 무려 12만명이 몰려들었다. 현재 1차 협업 상품인 ‘젤1090 스니커즈’의 리셀 플랫폼 가격은 100만원대. 발매가 13만9000원의 약 10배 가격으로 치솟았다.
아식스가 ‘핫’해지고 있다. 한때 기능성에만 집중한 특정 분야의 전문가, 혹은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신는 브랜드로 여겨졌다면 최근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기존 소비층을 넘어 운동화를 패션 아이템으로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에게도 인기를 얻는 이른바 ‘잇 아이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기리보이, 키르시와 협업…브랜드 가치에 디자인 접목
변화의 초석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 2020년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를 스포츠 스타일 부문의 디렉터로 영입하면서다. 이후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 대가 ‘어웨이크 뉴욕’ 디자이너인 안젤로 바크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랐다. 국내 힙합 또는 스트리트 패션 레이블과 협업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 포인트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힙합 아티스트 기리보이와 협업해 ‘젤-1130’ 신제품 캠페인을 진행하고 패션 브랜드 키르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베스트셀링 트레일 런닝화 젤-벤쳐를 내놓기도 했다. 젤-벤쳐는 출시 3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디지털‧개인화‧지속가능성’…3개 테마와 만드는 미래
디지털 중심의 체질 개선은 그 첫 번째다. 아식스는 세계적인 변화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이끌 타깃층으로 ‘모바일’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에 주목했다.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이들과의 만남 창구를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 문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자사 공식 웹사이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회원 등급별 혜택, 포인트 제도, 세일 쿠폰 등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맞춰 멤버십 프로그램 강화에 나섰다.
판매 채널 역시 젊은 층을 겨냥했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국내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 등에 입점하면서 MZ세대와의 접근성을 개선했다. 그 결과 회계연도 기준 2020년 5%에 불과했던 이커머스 판매 비율이 2021년 12%로 2.4배 증가했다.
지속가능성은 아식스가 만들어갈 중요한 미래 자산이다. 패션 산업의 글로벌 협약체인 ‘패션 팩트’에 동참 중인 아식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자사와 공급망 전체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3%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새로운 소재 활용을 줄이는 순환 구조를 통해서다. 또한 2030년까지 전 의류와 신발에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에스테르 사용과 전반적인 사업 시설에 재생 전기 사용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이다.
아식스 관계자는 “스포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노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써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과 사회 기여도를 넓혀가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아식스코리아는 이 같은 전략을 이어나가 소비자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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