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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 얼마 없다…'탈서울' 조짐도

집값·이자 올랐지만 가계 부채상환 능력 떨어져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중산층 경제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서울 지역 내 아파트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집값과 이자에 부담을 느낀 중산층의 탈서울 움직임도 감지된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 잠재력지수(HOI)는 2.6으로 나타났다. HOI는 중산층이 대출을 받은 뒤 소득이나 자산 등 경제 능력 한도 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지역 내 주택 재고량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수가 2.6이라는 것은 주택 재고량 중 하위 2.6%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중위소득 가구가 월 소득의 33%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가정해 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아파트의 비율을 말한다.
 
중산층이 대출을 받아 서울에서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최근 5년간 빠른 속도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2분기 서울 HOI는 22.8이었는데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2020년 4분기 서울 HOI가 7.3으로 10%선이 무너졌다. 올해 2분기에는 2.6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구매 가능한 아파트 재고량도 30만8000여 가구에서 3만7000여 가구로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최근 주택구입잠재력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금리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중산층의 주택구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예금은행 가중 평균 대출금리 중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올해 1분기 3.86%로 1년 전 2.67% 대비 1.19%포인트(p) 상승했다.
 
하지만 이를 부담할 수 있는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가계부채 비율)이 지난해 206%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8%p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0년 기준과 비교하면 OECD국가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치솟은 집값과 이자 부담에 탈서울 움직임도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도와 인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자료를 보면 최근 1년간(2021년 5월~2022년 4월) 서울을 벗어난 이동자 수는 모두 53만728명이다. 이중 62.08%(32만9468명)가 경기로 전입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자료를 봐도 서울 거주자가 경기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가 지난 3월 1610건에서 4월 3148건으로 늘었다.
 
서울과 경기 아파트 가격 격차만 봐도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5041만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보다 26.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1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물가·집값·이자 등은 오르지만, 근로자의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면서 서울 지역 내 아파트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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