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너마저”…IPO 대어 줄줄이 공모가 하회
크래프톤 공모가 대비 반토막, 카뱅·페이 수익률도 ‘뚝’
증시 악화에 주가 급락,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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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한 IPO 대어 중 크래프톤, 롯데렌탈,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의 주가는 모두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대어급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공모가 30만원), SK바이오사이언스(공모가 6만5000원), 하이브(공모가 13만5000원) 등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블록딜에 주가 휘청, 공모주 투자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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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블록딜에 주가가 급락한 공모주는 또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지난 6월 8일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며 15.57% 하락해 공모가(9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주가는 6만4000원대로 밀려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28.78%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와 넷마블의 블록딜 소식에 주가가 하락해 현재는 공모가(3만9000원) 대비 19.74% 낮은 3만1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 공모주마다 블록딜 악재가 반복되는 건 IPO 당시 약속한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과 무관하지 않다. 의무보유확약이란 문자 그대로 기관 투자자가 공모주 상장 후 15일~6개월간 의무적으로 보유하겠다고 확약하는 것이다.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을수록 유통가능물량이 적어져 상장 직후 주가 방어 효과가 있지만, 확약 기간이 해제될 때마다 대량 매물이 싼값에 나오면서 장기적인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기관 의무확약 비율은 64.57%에 달했고 카카오페이(70.4%), 카카오뱅크(59.82%) 등도 의무확약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높은 확약 비중 탓에 상장 첫날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을 전망하기도 했지만, 보호예수가 해제된 ‘큰 손’들의 이탈에 주가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고평가 논란 잠재우려면 성장성 증명해야
최근 증시에선 성장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며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나 경기방어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 체력이나 성장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새내기 공모주의 경우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상장과 동시에 게임 대장주로 올라선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6일 종가가 23만4000원으로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53.01%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상장 당시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에도 상장을 강행했지만, 상장 후 주가는 1년째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존 매출을 견인하던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추가적인 주력 신작도 나오지 않으면서 증권가 목표 주가도 일제히 하향됐다.
중고차 시장 경쟁이 심화하며 케이카와 롯데렌탈 역시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전면 허용되면서 앞으로의 시장 점유율 확대, 실적 개선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케이카는 초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관련 지표보다는 외형적 지표에 좀 더 주목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IPO 대어들의 출격을 주시하고 있다. 세 번째 IPO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교보생명, CJ올리브영,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이커머스 기업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등이 하반기 IPO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상장 이벤트가 증가하며 투자 다양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쏘카, 현대오일뱅크 등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자취를 감췄던 대어급 IPO가 예고되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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