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을까 침체 피할까’…한은의 연속 빅스텝 가능성은? [사상 첫 빅스텝③]
소비자물가 상승률, 5%에서 6%까지 “한 달 걸려”
한은 ‘고물가 상황 고착’ 등 우려
빠른 금리 인상 탓 가계부채 부실은 추가 빅스텝 어렵게 해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도 나올까.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두 번째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다시금 쏠리고 있다.
한은, ‘연속 빅스텝’ 여지도 남겼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들어 1998년 11월 6.8%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6%로 높아졌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급격한 물가 상승률 속도다.
여기에다 국내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와 내·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순유출 등의 영향으로 1300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지 않고 지금처럼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추가 빅스텝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9월 美기준금리, 韓보다 최고 0.75%p 추월 전망
한은 금통위가 8월에 열리고 9월에 쉬는 반면, 연준의 FOMC 정례회의는 반대로 8월에 쉬고 9월에 열린다. 7월에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진행하고,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경우, 8월에 한미 간 금리는 같아진다.
여기에 FOMC가 9월 빅스텝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면 10월 중순까지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보다 0.5~0.75%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이 외에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산되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데다 물가마저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한은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총재 “금리 역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향후 국내 경제 상황과 가계부채의 부실 여부도 한은의 추가 빅스텝 단행 결정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에서 올해 1분기 0.6%를 기록했다. 한은은 “주요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올해 중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7%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서민들의 이자부담도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미국(76.1%)과 일본(59.7%) 등과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액은 598조8982억원으로 2017년 말보다 22.1% 증가했다. 30대 이하의 다중 채무액은 같은 기간 32.9% 급증한 158조129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시장에는 일단 8월 기준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한은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높아질 경우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 등이 반락한 가운데, 한은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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