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로열티만 543억원”…한국맥도날드, ‘매각 재수’ 성공할까
한국맥도날드, 2016년 이어 6년 만에 매물로
지난해 최고 매출 기록했지만 3년 연속 적자
맥도날드 본사, 매각 후에도 로열티 수익 있어
한국맥도날드가 다시 매물로 나왔다. 한국맥도날드 측에 따르면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한국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전략적 파트너십 대상을 찾고 있다.
이번 매각 추진은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한국맥도날드와 함께 매물로 나왔던 중국과 홍콩 사업권은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 칼라일이 중국 중신(CITIC·中信)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했다. 한국에서는 칼라일이 매일유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매일유업 포기로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그렇다면 6년이 지난 후, 한국맥도날드는 왜 다시금 매물로 등장한 걸까. 특히 지난해 매출 8679억원을 나타내며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나타내는데도 말이다.
3년 적자인데…매해 매출 5% ‘로열티’로 지급
한국맥도날드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은 7248억원, 2020년 7910억원, 2021년 8679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2019년 440억원, 2020년 484억원, 2021년 278억원을 기록하며 3년간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한 셈이다.
이처럼 적자가 누적되면서 한국맥도날드는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자본잠식은 순자산이자본금보다 더 적은 상태를 말하는데, 지난해 기준 한국맥도날드는 자본총계 783원을 기록하며 자본금 699억원과 불과 84억원 차이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기에 결손금이 2020년 2555억원에서 지난해 2904억원으로 커지면서, 올해 자본총계는 699억원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매각을 진행해도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로열티로 인한 막대한 이익을 계속해서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매해 한국맥도날드 순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받는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로열티로 받은 지급수수료 항목을 살피면, 2020년에는 501억원, 지난해에는 543억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적자 278억원의 두 배 가까이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적자이지만 매출은 성장세였기 때문에 미국 맥도날드 본사 측인 매해 증가하는 로열티 비용을 챙겼다.
이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신세계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고, 로열티를 받는 것과 같은 형태다. 현재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상표 및 기술사용 대가로 매해 매출액 5%를 로열티로 스타벅스 본사 관계사인 SBI Nevada, Inc에 지급하고 있다. 실제 SCK컴퍼니는 2020년 로열티로 716억원, 지난해에는 869억원을 SBI Nevada, Inc에 지급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에 해당하는 로열티만 매해 받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면서 “또 출자금인 699억원은 이미 회수했고, 매각이 성사되면 막대한 매각금까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가맹점 확대할 수 있는 운영 자율성 보장되나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프랜차이저 MBA 교수는 “매각 계약 조건에서 매장 운영과 구조적 변경과 같은 경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보되는 것이 이번 M&A 핵심이 될 것”이라며 “현재 맥도날드는 직영점 중심의 대형 크기 매장을 고수해왔는데, 인수 후 가맹점 중심의 소형, 중형 크기 매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맥도날드 매장은 전국에 400여개가 운영 중이고, 이중 가맹점 비중은 20% 정도다. 이번 매각 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한국맥도날드는 외부 전문 기관과 협력하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고, 자세한 내용은 적절한 시점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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