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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얼어붙은 투자심리…재개발 입주권 시세 ‘뚝’

실거주 가치 없는데 목돈 필요 '부담'
부동산 조정기 가장 먼저 타격 받아

 
 
광명뉴타운 공사현장 모습. [민보름 기자]
 
금리인상 흐름이 계속되고 투자심리가 주춤하면서 재개발 입주권 가격이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이에 2020년 공공재개발 정책 발표, 지난해 서울시 신속통합 시행으로 인해 더욱 달아올랐던 정비사업 시장이 한풀 꺾일지 주목된다.
 
21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주요 정비사업 입주권 시세가 최근 눈에 띄게 조정을 받고 있다.  
 
일례로 지난 2~3년간 시세가 가파르게 올랐던 경기도 광명뉴타운 입주권은 최근 급매물이 속속 나오며 호가가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5억원 대 웃돈이 붙었던 광명5R구역 전용면적 59㎡ 타입 입주권은 약 1억원까지 호가가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권이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마친 정비사업 조합원에게 보장된 입주자의 권리를 뜻한다.  
 
입주권은 이미 건물이 멸실된 상태이거나 이주 및 철거를 앞두는 등 실거주 활용도가 없어 일명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노후화 정도가 심한 재개발 물건은 입주권으로 전환되기 전에도 주거환경이 열악해 임대차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으며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낮아 초기 투자금이 높은 편이다.  
 
반면 이 같은 재개발 매물은 취득세 및 보유세 부담이 적고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라 오랫동안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입주가 다가올수록 감정평가액에 일명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웃돈이 점차 높게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사업 진행이 순조로운 재개발구역 매물의 인기도 전 같지 못한 상태다. 광주광역시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광천동 재개발 역시 입주권 확보가 가능한 매물들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해당 구역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었던 ‘광주 복합쇼핑몰’ 수혜지역인 데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며 하이앤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 적용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입주권 거래량도 전국에서 감소추세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시 내 입주권 거래는 총 40건(계약해제 사례 포함)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9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25%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 지역에 정비사업 호재가 다양한 부산광역시에서도 올 상반기 입주권 거래가 46건에 그쳐 전년 동기 147건 대비 100건 가까이 줄었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 대표는 “주식으로 따지면 재개발 입주권 및 분양권은 성장주, 실거주가 가능한 아파트는 가치주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침체되면 성장주인 입주권 가격이 가장 먼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 대출제한 등 각종 부동산 규제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요가 감소한 상황이라 대세 하락기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광명뉴타운 등 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하며 가격이 급등했던 곳은 시장환경이 나빠지면 조정이 빨리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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